출근길 차창 너머로 펼쳐진 하늘이 희뿌옇다. 쾌청한 가을 하늘이 아니다. 미세먼지의 계절이 다가오는 건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다. 미세먼지는 계절을 많이 탄다. 바람의 방향과 세기, 강수량 등 기상여건에 크게 좌우된다. 비가 자주 내리고, 태풍이 잦고, 남동풍이 불어오는 여름과 가을에는 뜸하다. 반면 오염원이 많은 중국 쪽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대기가 정체되는 계절인 겨울과 봄에 기승을 부린다. 미세먼지는 시각적으로 불쾌감을 안겨 주는 데다 유해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에도 위협적이다. 국민적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환경 당국도 최우선 해결 과제로 꼽는 이유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위원장 반기문)가 지난 30일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정책제안을 발표했다. 지난 4월 하순 출범 후 5개월간 130명의 전문가와 500명의 국민정책참여단이 숙의와 토론을 거쳐 마련한 해법이다. 산업, 수송, 발전 등 7개 부문 총 21개 단기 핵심 과제가 담겼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12월부터 3월까지 4개월을 특별관리 기간으로 지정하고 집중적인 저감 조치를 시행하는 게 핵심이다. 이 기간에 미세먼지를 다량 배출하는 석탄발전소 9~27기의 가동을 일시 중지하고 수도권과 인구 50만 이상 도시에 생계형을 제외한 배출가스 5등급 차량(114만대)의 운행을 제한하자고 제안했다.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이 지속될 때는 민간으로도 차량 2부제를 확대하자고 했다. 경유차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노후 건설기계 사용 제한, 국가산업단지와 사업장 밀집지역에 대한 불법 배출 감시 강화 등의 대책도 포함됐다. 배출원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어 제대로 시행된다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책들이다.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도 있지만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마련된 만큼 실행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다.

문제는 대책 시행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시민 불편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석탄발전을 LNG발전으로 대체하게 되면 발전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전기요금 부담이 4인 가구 기준 월 1200원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차량 2부제 시행, 5등급 차량 운행 제한도 해당 운전자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용과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기꺼이 가야 할 길이다. 미세먼지는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꼽은, 심각한 사회적 재난 아닌가.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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