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민주당, 우크라 스캔들 증인 소환 격돌

폼페이오 “우리 직원 소환요구 협박” 민주당 “증인 협박한 건 폼페이오”

유럽을 순방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주세페 콘테(가운데) 총리와의 기념촬영 도중 난입한 기자로부터 이탈리아 전통 치즈를 건네받고 있다. 이탈리아 풍자 TV프로그램 기자인 앨리스 마르티넬리는 미국의 유럽산 식품 관세부과 방침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치즈를 전해 달라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조사 절차를 촉발한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싸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민주당이 정면충돌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통화 내용을 잘 아는 전·현직 외교관 5명을 의회에 출석시키라는 민주당의 요구가 ‘협박 행위’라며 거부했다. 탄핵 절차를 둘러싸고 양측이 앞으로 벌일 장기전의 양상을 짐작하게 하는 전초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1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외교관 5명에 대한 출석 요구는 국무부 직원들을 협박하고 괴롭히며 부당하게 대우하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어 우려스럽다”며 “나는 이런 전술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헌신적인 국무부 공무원을 협박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엥걸 위원장과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 일라이자 커밍스 정부감독개혁위원장 등 3개 상임위 위원장은 국무부 증인을 협박한 건 폼페이오 장관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폼페이오 장관이 두 정상 간 통화 내용을 들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이것이 사실일 경우 폼페이오 장관도 사실상 하원 탄핵 조사의 증인에 해당한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국무부 증인들에 대한 협박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하원 외교위와 정보위, 정부감독개혁위는 국무부 관리 5명에게 의회에 출석해 진술하라고 지난달 27일 요청했다. 이들 5명은 논란의 핵심인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통화를 직접 들었거나 내용을 잘 알 것으로 추정되는 인사들이다.

국무부 관리 5명 중 일부는 의회 증언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협상 특별대표와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가 증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볼커 전 대표는 3일, 요바노비치 대사는 11일 출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3명의 의사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스티브 리닉 국무부 감찰관이 2일 오후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긴급 브리핑을 소집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무부 감찰관은 조직 내 직권남용과 업무과실 등을 조사하는 부서로서 국무장관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한 내용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언론은 리닉 감찰관이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사안과 관련해 국무부 법률고문실이 작성한 문서를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의회 보좌관은 “이 요청은 매우 이례적이며 비밀스럽다”고 CNN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탄핵을 추진하는 민주당을 향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트위터에 “지금 벌어지는 일은 탄핵이 아니라 쿠데타(coup)”라며 “시민의 힘과 투표권·자유·수정헌법 제2조(총기 소지의 자유)·종교·군대·국경장벽 그리고 미국 시민으로서 누리는 천부인권을 빼앗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 루디 줄리아니는 미 하원의 소환장 발부에 맞서 워터게이트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줄라아니의 변호인은 존 세일 전직 연방검사 보좌관 및 플로리다주 검사로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특별수사팀에 근무했다.

조성은 권중혁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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