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 소재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으로 진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길가에서 ‘트럼프를 감옥으로’ ‘사퇴하라’ ‘가짜 대통령’ 등의 글귀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추진의 도화선이 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또 다른 내부고발자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 새로 등장한 내부고발자가 한 명인지, 여러 명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또 다른 내부고발자의 등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운 화약고가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최초의 내부고발자는 지난 8월 12일 마이클 앳킨슨 미 정보기관 감찰관에게 고발장을 제출하며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불붙인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뒷조사를 종용했던 전화통화 내용을 문제삼은 것이다. 최초의 내부고발자는 백악관에 한때 근무했던 미 중앙정보국(CIA) 소속의 현직 남성으로만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초 내부고발자의 변호인인 마크 자이드는 “나와 우리 팀의 다른 변호사들이 ‘제2의 내부고발자’를 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이드는 “제2의 내부고발자는 정보기관에서 일하고 있으며 최초 내부고발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직접적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이드와 공동 대리인인 앤드루 바카즈는 “우리는 다수의(multiple) 당국자들을 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수가 정확히 몇 명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바카즈는 “앳킨슨 감찰관에는 현재 1장의 고발장만 제출된 상태이며 이 고발장은 두 내부고발자가 가지고 있던 정보를 모두 담았다”고 설명했다. 최초 내부고발자가 고발장을 낼 때 다른 내부고발자와 미리 상의했다는 의미다. 또 제2의 내부고발자가 별도의 고발장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추가 내부고발자의 등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재다. 트럼프 대통령을 벼랑으로 몰 수 있는 다른 폭로가 터져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부고발자들과 그 변호인들을 향해 “매우 정파적이며 그들 모두는 오바마와 사기꾼 힐러리를 지지한다”고 몰아세웠다. 다른 트위터 글에서는 “제2의 내부고발자도 최초 고발자처럼 간접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깎아내렸다. 내부고발자들의 주장은 직접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믿기 힘들다는 비판이다.

또 “다른 내부고발자들이 ‘딥 스테이트(Deep State)’에서 오고 있다”면서 “계속 오라고 하라”고 힐난했다. ‘딥 스테이트’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숨은 권력집단을 지칭하는 단어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도 “같은 전화 통화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내부고발자로 부르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폄하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여당인 공화당 기류도 묘하게 흐르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밋 롬니·수전 콜린스·벤 새스 상원의원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이어 중국 정부에 대해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 조사를 촉구한 것을 비판하고 나섰다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또 마크 애머데이·프레드 업턴 하원의원 등은 “우크라이나 스캔들 조사는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탄핵을 찬성하고 나선 공화당 의원은 아직 없다.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도 보고, 여론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셈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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