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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의학 칼럼] 자기관리란 힐링이 아니라 깨어지는 것


오늘 나눌 말씀은 마태복음 10장 39절이다.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는 말씀이다. 이 말씀을 통해 자기 관리란 힐링이 아니라 깨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보자.

요즘 힐링 열풍이다. 힐링이란 단어가 안 나오는 곳이 없다. 2012년 이후 베스트셀러 중에도 힐링이 들어간 책이 부지기수다. 인터넷에서 힐링을 검색해보면 관련된 책이 수백 권 뜬다. 서점을 방문해도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들어가는 책 중 상당수가 힐링에 대한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 100만권 이상 팔린 책들은 거의 힐링을 다루고 있다. 힐링 캠프를 비롯해 힐링 푸드나 힐링 콘서트 등 온통 힐링을 사용해야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시대다.

나 같은 의사는 힐링을 돕는 직업이다. 하지만 나는 힐링에 시비를 걸고 싶다. 기억을 조금만 되돌려보면 2006년까지 우리 사회에 가장 흔하게 떠돌던 열풍이 웰빙이었다. ‘잘 사는 것’이 사회적 주제였다. 유기농 식품 매장이 곳곳에 생겼다.

2008년이 되자 ‘안티 에이징’이 등장했다. ‘잘살아 보자’에서 ‘늙지 말자’로 관심이 옮겨진 것이다.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보톡스를 맞고 성형수술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얼짱’보다 ‘몸짱’을 부러워하는 붐도 일었다. ‘안티 에이징’도 1위 자리에 오래 있지 못했다. 그 자리를 ‘힐링’이 대체한 것이다.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법, 심리적인 안정 상태를 갖는 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2010년 이후 우리 사회를 주도한 거대한 흐름은 ‘마음의 힐링’이다. 그렇지만 의문이 일어난다. ‘잘살아 보자’가 ‘늙지 말자’로 변하는 문화적인 현상은 과연 문화의 발전일까, 아니면 후퇴일까.

‘잘살아 보자’에서 출발했다면 ‘더 잘살아 보자’거나 ‘더 가치 있는 삶을 살자’로 이어지는 게 문화적 전진 아닐까. 잘 살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늙지 말자는 분위기로 이어졌다면 이는 문화적 후퇴다. ‘늙지 말자’는 사회현상이 ‘마음 아프지 말자’거나 ‘병든 마음을 치료하자’는 것으로 변했다면 이는 후퇴를 넘어 문화적 침몰이다. 현대인들이 건강해지고 있는 게 아니라 점점 더 나약해지고 이기적으로 변한다는 방증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살아라’고 명령하셨다. 산다는 것은 우리 안에 내재된 본능 시스템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지으신 뒤 생명을 불어넣으셨다. 그리고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명령하셨다. 이 말씀이 우리 안에 본능적으로 작동하는데 이것이 바로 생명이다.

인간은 ‘살아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본능적으로 따르는 생명체다. ‘살아라’는 본능이 이기적인 자아(EGO)와 만나면 ‘잘살아 보자’는 다짐이 된다. ‘잘살아 보자’는 자아가 영역을 확장할수록 ‘더 많이 갖자’거나 ‘더 오래 살자’ ‘더 많은 것을 누리자’가 된다. 그러다 이기적인 자아가 현실과 직면해 실패하면, 그 충돌을 마음속 상처로 간직하게 된다.

왜 현대인들은 마음에 상처받게 됐을까. 공룡만큼 커진 자기 욕망을 실현하지 못해서다. 남보다 가진 게 없고 성공하지 못해서, 혹은 남보다 인정받지 못하거나 사랑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상처받는다.

이미 사랑받았고 인정받고 있으며 이미 가진 게 많지만 남과 쉬지 않고 비교하면서 욕망의 자아는 은혜도, 감사도 모른 채 자기 전진을 부르짖다 좌절한 가슴을 위로해 달라 울부짖는 게 현실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마 10:39)고 말씀하셨다. 이기적인 자아를 얻으려는 자는 영생을 잃게 된다. 자아를 얻으려는 자는 믿음을 잃게 된다.

자아를 얻으려는 자는 진리이신 그리스도를 잃게 된다. 예수님 때문에 자아를 잃는 자, 자아가 산산이 부서진 자가 결국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의 상처가 치유돼야 하는지, 깨져야 하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이창우 박사 (선한목자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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