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혼란에 빠졌다.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인 타다가 ‘증차 폭탄선언’을 해서다. 김현미(왼쪽 사진) 국토부 장관이 이재웅(오른쪽) 쏘카 대표(쏘카는 타다 운영사 VCNC의 모회사)와 비공개 ‘독대 만찬’까지 했던 터라 충격이 크다. 독대 자리에서 택시-플랫폼 상생안을 두고 협력을 약속했다고 한다. ‘협력의 틀’이 완전히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논란이 커지자 타다는 뒤늦게 “바뀌게 될 법과 제도를 준수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8일 국토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달 중순 이 대표와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같은 시기에 김 장관은 플랫폼 서비스 업체 대표들, 택시단체 대표들과도 비공개 만찬을 했었다(국민일보 2019년 9월 20일자 16면 참조). 다만 다른 대표들과는 합동 만찬인 반면 이 대표와는 독대를 했다. 택시 업계와 타다의 갈등이 첨예해 적극적 협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국토부 핵심 관계자는 “타다가 논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별도로 의견을 듣고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해 단독 만찬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타다는 ‘독대 만찬’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 7일 ‘전국 서비스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즉시 입장문을 내고 “그간의 제도화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리고 사회적 갈등을 재현시킬 수 있는 부적절한 조치를 했다”고 비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타다가 상생안을 거부하는 의사를 밝힌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타다는 왜 국토부 뒤통수를 친 것일까. 업계에서는 ‘산업 선점’ 의도를 지목한다. 제도권 밖에서 사업을 확대·유지해도 문제 없다는 걸 보여주는 동시에 추후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도 기존 사업 규모를 유지하는 승부수라고 평가한다. 상생안에는 공적기금이 택시 면허를 사들인 뒤 플랫폼 업체에 분배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타다가 운영차량 대수를 늘리면 나중에 택시 면허를 분배받을 때 최대한 많은 몫을 요구할 수 있다.

중소 플랫폼 업체들은 독단적 행동에 사업 불확실성만 커졌다며 불만을 쏟아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도 틀이 만들어지면 사업 계획을 짜려고 했는데, 타다의 돌발행동으로 제도를 만드는 협의가 멈출까 우려된다”고 했다.

불만이 증폭되자 VCNC는 8일 입장문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박대욱 VCNC 대표는 “1만대 증차 계획에는 택시와 협력해 진행하는 ‘타다 프리미엄’, 이동약자를 지원하는 ‘타다 어시스트’ 등이 포함돼 있다. 지금까지 현행 법령에 따라 서비스를 진행해 왔고, 앞으로 바뀔 법과 제도를 준수하며 사업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선 ‘터질 게 터졌다’고 본다. 업계 간 합의가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국토부가 무리하게 상생안을 내놓으면서 갈등이 쌓였다고 꼬집는다. 타다가 현행 법령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협력은 애초에 불가능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기에다 상생안을 담은 법안 발의 계획은 물론 시행령 내용을 논의할 실무기구 회의에 ‘노란불’이 켜졌다. 국토부는 이달 안에 기존 여객운수법 내 ‘운송가맹사업(가맹택시)’ 관련 조항을 ‘플랫폼 운송사업’으로 전환하는 개정안을 의원 입법 형태로 발의하려고 했다.

일단 국토부는 예정대로 입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정기국회에 법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 가로막혀 법안은 폐기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법안 통과가 좌절되면 내년에 상생안을 다시 만들어야 할 수 있다. 올해 안에 법적 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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