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사진) 금융감독원장이 대규모 원금 손실을 일으킨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검사를 책임지는 금감원장으로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DLF 같은 파생금융상품의 판매수수료 체계 등을 재검토하고,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 등을 따져보겠다는 방침도 내비쳤다.

윤 원장은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은행들이 본질적 역할 수행에 전력하도록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독일 영국 등 선진국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판매한 DLF 상품은 투자 원금의 최대 98%까지 손실 사태가 벌어졌다. 판매된 DLF 상품 10건 가운데 2건 이상이 ‘불완전 판매’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이날 국감에선 KEB하나은행이 DLF 관련 전산자료를 삭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DLF 사태로 KEB하나은행을 검사하러 갔을 때 전산자료가 삭제되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김동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삭제된 자료를) 복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KEB하나은행 측은 “DLF 고객의 전산자료가 아닌 자체 현황 파악을 위해 내부 검토용으로 작성한 자료를 삭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DLF 사태를 미리 막지 못한 금감원 책임론도 거론됐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4월 금감원에 DLF 관련 민원이 접수됐는데 (손실 사태를) 방지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원금 손실 위험이 커진 7월에서야 심각성을 인지했다는 것이다. 키코(KIKO·환헤지 통화옵션상품) 사태의 재조사 처리에 집중하느라 DLF 사태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키코 사태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한 게 DLF 사태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의 위법성 여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의 기소 내용을 거론하며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를 사실상 운영하면서 차명 투자한 것이 조씨 공소장을 통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조씨) 공소장에 정 교수가 펀드 운용에 관여했다는 내용이 없다”며 “설령 간섭했다고 해도 처벌할 일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윤 원장은 “당사자 간 계약 등을 봐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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