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프랑스·독일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를 요구한 데 대해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7일(현지시간) 강력히 반발했다. 미국이 배후에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북한의 SLBM 발사를 논의할 안보리 비공개 회의는 8일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사진)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북한대표부에서 일부 외신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 등의 안보리 소집 요구에 대해 “위험스러운 시도”라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김 대사는 “그들 국가는 우리의 자위적 조치를 안보리에서 이슈로 삼으려는 위험스러운 시도를 우리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이 같은 메시지는 그들 국가가 지금이 어떤 타이밍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는 특히 “우리는 영국·프랑스·독일의 불순한 움직임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서 “안보리에서 우리의 자위적 조치를 이슈로 제기한다면 그것은 주권을 방어하려는 우리의 욕구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보리 소집은 트럼프 행정부의 동의 없이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과 안보리의 모든 움직임을 예리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최근 발사한 SLBM에 대해 “자위적 조치”라면서 “주변국의 안보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발뺌했다. 김 대사는 북한의 추가 발사일 발사 여부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가 미래에 무엇을 할지 주의 깊게 지켜봐 달라”면서 “그것이 또 다른 미사일 발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섰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김 대사의 발언은 유엔 안보리가 SLBM 발사를 문제 삼아 대북 추가제재를 가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미국을 향해서도 북한을 자극할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풀이됐다.

그리스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간 긴장 고조에 대해 설명하다가 남북한 얘기를 꺼냈다. 그는 그리스와 터키 사이의 긴장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어떤 두 나라 간에든 긴장이 고조돼 나쁜 지점으로 귀결해 군사적 대치(상황)를 조성할 수 있을 때 걱정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나는 그러한 일이 그리스와 터키 사이에서 일어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한 뒤 “그러한 일이 북한과 남한 사이에도 일어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언급은 원론적 차원이긴 하나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렸던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나온 것이라 관심을 모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미국을 찾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이후 상황에 대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어떻게 하면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고 또 그런 과정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에 관해 이야기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2주 뒤 북·미가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에 대해 “일단 두고 봐야 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또 “비건 대표와는 아마 여러 번 만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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