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文실정 및 조국 심판’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조국 사태’로 곳곳에서 파행을 빚으며 역대 최악의 국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상임위마다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이슈로 충돌이 벌어지고 여야 간 막말과 고성이 난무하고 있다. 국회가 국정 전반을 점검하고 견제해야 할 국감마저 ‘기승전 조국’으로 흐르며 정쟁의 장으로 변질된 것이다.

여야 의원들은 8일에도 거의 대부분의 상임위에서 조 장관 문제로 맞붙었다. 야당 의원들은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의 위법성을 문제 삼았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조 장관 5촌 조카 조모씨의 공소장 내용을 언급하며, 조 장관 부인의 차명 투자 여부를 따졌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매번 방어에 안간힘을 썼다.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사혁신처 국감에서도 조 장관 일가 사모펀드의 공직자윤리법 위반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은 “조국 전 민정수석의 펀드는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로 보인다”며 “이해충돌과 직무 관련성 여부 심사를 안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 과정에서 소병훈 민주당 의원은 권 의원이 조 장관을 ‘전 민정수석’으로 칭한 것을 비판했고, 이어 여야 간 막말이 오갔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했을 때 같이 탄핵당했어야 할 의원이 한두 명이 아니다”라고 하자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은 반말로 “야, 너 뭐라고 얘기했어”라며 발끈하는 등 한동안 소동을 빚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도 이종구 위원장이 ‘검찰 개혁’ 관련 발언을 한 참고인을 향해 혼잣말로 “지X. X라이 같은 XX들”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민주당은 이날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과 김승희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여 위원장은 전날 서울중앙지검 국감에서 자신이 피고발인으로 포함된 ‘패스트트랙 사건’에 대해 검찰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논란에 휘말렸고, 민주당 김종민 의원에게 욕설을 했다. 김승희 의원은 지난 4일 국감 당시 대통령기록관 건립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기억력을 문제 삼으며 “건망증이 치매 조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거리 정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9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보수단체 주최 집회에 개인 자격으로 또 참여하기로 했다. 예전 같았으면 각 의원실은 주말에도 국감 준비에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집회 준비에 더 열성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안팎에선 입법부의 부실 국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금년도 국감은 대개 어느 상임위나 진짜 왜 국감을 하는가 할 정도로 조국으로 시작해서 조국으로 끝나는 그런 국감이고, 막말도 고성도 훨씬 더 많아졌다”며 12년 의원 생활 중 최악의 국감으로 꼽았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감에서 행정부를 견제하고 이를 통해 좀 더 나은 국민의 의사가 대변되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 지금은 단지 정치 쟁점이 되는 사안에 몰두하면서 내년 총선을 위한 세 결집에만 힘쓰고 있다”며 “국감 본연의 의미는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김나래 심희정 박재현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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