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는 축복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건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는 우리나라의 인구 추계를 보면 낙관적이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2018년 이미 1명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2017년 707만명 수준이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50년엔 1901만명으로 늘어난다. 이 기간 노인 인구 비중은 13.8%에서 39.8%까지 급증한다. 생산연령 인구는 2017년 3757만명에서 2050년엔 2449만명으로 감소한다. 그 비중 역시 73.2%에서 51.3%로 급감한다. 둘 중 한 명만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셈이다. 이 통계가 말해주듯 우리나라 발전의 장애 요인은 물적 자본이 아니라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취약한 인적 자본이다. 정부가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 한계가 많다. 결국은 증가하는 노인 인구를 건강하게 만들어 인적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엔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우리 헌법은 명시하고 있다. 국민 행복을 보장할 책무를 지닌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를 통해 젊은 사람은 조기 진단·치료 및 건강 관리를 하게 되고, 노인은 건강 개선에 도움을 받는다. 결과적으로 고액 진료비 지출 예방, 자녀 세대의 부양 부담 감소와 함께 추가적인 노동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재정이다. 건강보험은 당해 연도 비용을 같은 해 수입으로 조달하는 양출제입의 원칙에 따라 운영된다. 따라서 재정 건전성은 매년 수입·지출에 대해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매년 쓰고 남은 잔액이 있는 경우 이를 적립하여 준비금으로 보유한다. 또 정부 지원금과 관련한 법률을 명확히 하고 소득 중심의 부과 기반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조치다. 여기에 요양 기관 유형별 의료 이용과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의료 전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더불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가입자 스스로의 노력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정부는 물론 국민 개개인이 연대의식을 갖고 각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나갈 때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은 더욱 확고해질 수 있다.

박용현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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