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화마에… 발달장애인 50여명 터전 잿더미

강화도우리마을 공동체 콩나물 공장 7일 전소돼

화재로 전소된 인천 강화군 강화도우리마을 콩나물 공장의 9일 모습. 강화도우리마을 제공

발달장애인들의 삶의 터전인 강화도우리마을(원장 이대성 대한성공회 신부) 콩나물 공장이 7일 새벽 화재로 전소됐다. 인천 강화군에 있는 우리마을은 발달장애인 50여명이 함께 이룬 공동체다. 콩나물을 재배한 뒤 포장까지 작업하며 최저임금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재배되는 하루 2t의 콩나물은 품질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넓은 정원에서 산책하며 탁구와 노래 등 동아리 활동을 하고 주거까지 마련했기에 ‘한국판 디아코니아’(독일 교회의 봉사 사역을 일컫는 말)로 불려왔던 공간이다.

이대성 성공회 신부는 9일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전화로 알려왔다. 새벽 일어난 화재였기에 공장 내 사람이 없었다. 현재 정확한 원인을 찾는 중이지만 전기 누전으로 인한 사고로 보고 있다. 소방차가 출동해 급히 불은 껐지만 철골 구조물 정도만 알아볼 정도로 건물 전체가 타 버렸다.


당장 장애인들은 생활하고 일할 터전을 잃었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장애인들은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의 동료를 위해 월급을 나누고 함께 여행할 꿈에 적금을 모으며 생활해 왔다. 중·장년 발달장애인들은 마땅히 대체해 일할 곳을 찾기도 쉽지 않다.

건물과 기자재가 모두 탔기에 이를 철거 후 재건축·설비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비용도 문제다. 재건 비용이 최소 15억원으로 추산되지만 가입된 화재보험 보상액의 최대한도는 7억원에 불과하다. 이 신부는 “50여명 발달장애인의 일터이자 삶터인 기반이 무너진 것”이라며 “복구가 늦어지면 콩나물 유통 거래처가 끊길 수 있고 장애인들의 급여 지급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걱정된다”고 말했다.

강화도우리마을은 김성수(90) 전 대한성공회 대주교가 퇴임 후 부모의 유산까지 모두 털어 2000년에 만들었다. 나눔의집과 샬롬의집 등을 통해 한센인과 장애인 노숙자 외국인노동자 청소년 등을 위한 삶을 살아온 그가 모든 사역을 내려놓고 선택한 삶이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것이었다. 연기와 그을음이 공장 근처 김 전 주교의 자택까지 날아와 고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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