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의 믿음이라면 지금 어떻게 살 것인가

세상에서 믿는 자로 산다는 것/이찬수 지음/규장

페테르 루벤스 작 ‘사자굴 속 다니엘’. 픽사베이

도덕은 무너져 내리고 예전엔 창피해 쉬쉬하던 일들이 자랑스럽게 떠벌려지는 사회. 미국의 래리 오즈번 목사가 쓴 책 ‘바벨론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에 묘사된 다니엘의 시대 상황이다. 다니엘은 어린 시절에 나라가 망하고,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는 수모를 겪는다. 가혹한 세뇌 교육으로 신앙과 민족 정체성이 뿌리내릴 수 없는 혹독한 포로 생활에서도 흔들림 없이 하나님에게 순종하는 삶을 살았다. 저자 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는 오즈번 목사의 글을 인용하며 다니엘이 경험한 환경이 오늘날 우리가 몸담은 이 시대와 매우 닮았다고 말한다.

혼탁한 사회에서는 하나님 말씀을 기준 삼아 살기로 한 그리스도인이라도 헤매기는 마찬가지다. 성경보다 세간의 소식, 주요 인물의 발언, 이념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그리스도인이 적지 않다. 언론에선 교회에 대한 고발이 끊이질 않는다. 하나님의 말씀에 영향받지 않는 목회자와 성도가 한국교회를 부끄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태도가 유다 왕 여호야김과 이스라엘 백성이 저지른 죄악과 동일하다고 본다. 여호야김은 다니엘이 포로로 끌려가기 직전 이스라엘을 다스린 왕이다. 바벨론은 여호야김 시대 이스라엘을 침략해 성전 기물을 자기 신들의 신전 보물창고에 처박는다.(단 1:2) 이스라엘 민족이 믿는 신은 자기 백성도 구제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존재라고 조롱하기 위해서다. 저자는 이에 병든 교회와 타락한 목회자에 대한 보도로 실추된 한국교회 현실을 대비시킨다. 기성세대의 타락으로 믿음의 다음세대가 수모를 당하는 현실도 비교한다. 다니엘이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역사와 오늘날 기독 청년이 신앙을 부끄러워하며 교회를 떠나는 상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답답한 현실을 타파할 수 있는 대안은 없을까. 저자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고 암울한 시대를 헤쳐나간 다니엘에게 혜안을 얻자고 말한다. 다니엘이 왕의 진미와 포도주를 거절했듯 기독교인도 현실과 타협하지 말고 말씀대로 사는 데 죽기 살기로 도전할 것을 권한다. 악한 세상에 믿음의 도전장을 과감히 던진 다니엘은 결국 주변의 호의와 동정, 지식과 통찰력을 얻었다. 낙심된 환경에 개의치 않고 믿음의 결단을 내리는 자만이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다.

위기의 순간 인간적인 방도 대신 먼저 기도로 지혜를 구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이는 예수님의 사역 방식이기도 했다. 바뀌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현실에서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성실히 살아가는 태도를 갖출 것도 주문한다.

바벨론의 지도자 느부갓네살 왕을 보며 기독교인이 버려야 할 태도를 강조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교만이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교회 규모가 커지면서 모르는 새 교만도 같이 자랐을까 걱정된다는 속내를 여러 번 내비친다. 다니엘로 시작했어도 느부갓네살처럼 변질될까 우려하는 마음에서다.

이 밖에도 실력 도덕성 진실성으로 신뢰 회복하기, 기도와 감사로 영적 내공 쌓기 등 ‘영적 바벨론’에서 살아남을 방안이 여럿 제시된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한국교회에 당부하는 것은 ‘내 탓이오’ 자세다. 다니엘이 선대의 죄를 자기 죄로 고백했듯 교회가 민족을 품고 조국을 위해 회개하며 기도할 때 진정한 영적 성숙이 가능하다. 우리 사회의 현주소 및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할 지점을 제공하는 책이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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