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6일 기준금리를 내릴 명분은 많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데다 ‘D(디플레이션·장기 물가 하락)의 공포’가 몸집을 불리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연 1.50%)보다 낮은 연 1.28%에 거래를 마쳤다. 통상 국채금리는 기준금리와 함께 움직인다. 이 때문에 시장 동향을 살피는 지표로 쓰인다. 이미 채권 시장에 기준금리가 연 1.25%로 내려간다는 기대감이 반영돼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미니딜’을 성사시켰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점은 금리에 인하 압력을 가한다. 글로벌 경기 부진이 깊어질 수도 있다. 한은은 지난 8월과 9월 소비자물가가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논란’을 진화하느라 진땀을 뺐다.

여기에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를 감안하면 주요국 금리 인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 기업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금리를 낮출 필요성이 있다.

한은 내부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신호는 꾸준히 나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는 데 통화정책의 초점을 맞춘다는 정책 신호를 금융시장에 보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또한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2.2% 달성이 쉽지 않다면서 “경기 둔화세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8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신인석 위원과 조동철 위원은 당시에 0.25% 포인트 인하 의견을 내놨었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인하에 무게를 둔다. ING그룹은 한은이 다음 달보다는 이달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릴 게 확실해졌다면서 “일본과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수출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4개월째 이어가고 있다. 더 이상 (기준금리 인하를) 지체할 여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최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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