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성장하던 사모펀드 시장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국내 사모 헤지펀드 수탁액 1위인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일 만기가 돌아온 274억원 규모에 대해 환매를 연기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모펀드 3개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한 펀드 총 8800억원 규모에 대해 환매를 중단한 상태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까지 합하면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이 묶인 것으로 추산된다. 원금을 날린 투자자들이 시위까지 벌이고 있는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도 사모펀드로 설계됐다.

사모펀드는 비공개적으로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주식, 채권 및 부동산 등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고수익-고위험이 특징이다.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모집하는 공모펀드와 대비된다. 가장 본질적인 차이는 규제의 유무다. 사모펀드의 기본은 알음알음으로 아는 사람끼리 모여 규제를 받지 않고 자금을 운용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운영하든, 손실이 얼마나 나든 모두 가입자 책임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래서 ‘사고가 터졌다고 다시 과거처럼 규제로 옥죄면 그게 무슨 사모펀드냐’하는 항변에도 일리가 있다.

그렇지만 ‘불완전 판매’ 정황이 있는데도 사모펀드는 무규제가 생명이라며 내버려 두는 건 말이 안 된다. 손실을 크게 볼 수도 있는 복잡한 금융상품을 예금을 주로 취급하는 은행에서 판매하게 한 것은 문제가 있다. 사모펀드는 고위험을 무릅 쓸 자신이 있는 소수의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DLF의 전부, 환매 중지된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절반 정도가 은행 창구에서 판매됐다. 최소한 가장 대중성이 높은 은행 같은 금융기관에서 복잡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 사모펀드의 운용과 판매 채널 전반에 대한 실태 점검이 필수적이다. 금융 사고가 왜 잇따르는지, 그 허점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 아울러 투자자 개개인의 각성도 필요하다. 사모펀드가 얼마나 위험한지, 금융당국의 규제가 없는 대신 투자자 개인의 책임이 얼마나 큰지는 알고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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