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특별수사부 폐지와 축소를 골자로 하는 검찰 개혁 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그는 이후 법무부를 통해 사퇴 입장문을 발표했다. 과천=권현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진 사퇴를 명분으로 삼아 검찰 개혁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더욱 거세게 밀어붙일 태세다. 하지만 야권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검찰 개혁 법안과 함께 오른 선거법 처리가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민주당 뜻대로 이달 말 본회의에서의 검찰 개혁 법안 처리는 난망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조 장관이 전격 사퇴한 뒤 고위전략회의를 열었다. 당에서는 조 장관이 공식 발표하기 직전까지도 사퇴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조 장관 사퇴를 계기로 이달 말 검찰 개혁 법안 통과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은 향후 검찰 개혁을 좀 더 확실하고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조 장관을 낙마시킨 것이 일부 야당과 검찰 내 반개혁적 연대가 아니라면 검찰 개혁에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야당과 검찰을 압박했다. 박완주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조 장관이 사퇴했다. 멈출 수 없는 검찰 개혁의 시간이다.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나를 딛고 검찰 개혁을 완수해 달라’는 조 장관의 말에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라며 “자신을 태워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살신성인이다. 개혁의 불쏘시개가 아닌 거대한 용광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야당의 ‘공격거리’는 하나 줄었지만, 민주당이 야당을 설득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의 검찰 개혁 법안 조기 처리 주장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 장관 사퇴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패스트트랙에 올라온 법안은 원천무효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차분하게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국회에서 논의한다면 당연히 여야 합의에 의해 논의될 것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 사퇴 전에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당 단독으로 패스트트랙 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독재 선언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조 장관 사퇴와 검찰 개혁은 별개의 문제다. 왜 이것이 조 장관과 맞물려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선거법과 검찰 개혁 법안을 동시에 순차적으로 처리키로 한 당초 합의를 깨고 검찰 개혁 법안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만이 “검찰 개혁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서는 패스트트랙을 추진한 여야 4당의 공조가 중요하다”며 원론적 입장을 나타냈다.

여야 교섭단체 3당은 16일 ‘2+2+2’(각 당 원내대표와 대표 의원 1명씩) 첫 회동을 갖고 검찰 개혁 법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의 내용과 두 법안의 본회의 부의 가능 시점을 두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와 관련해 문 의장과 여야 4당 대표가 참여하는 정치협상회의도 가동 중이다. 정치협상회의 2차 회의는 오는 21일 열릴 예정이다.

이가현 김용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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