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지난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2개월간 한국 사회는 조 장관을 둘러싸고 극심한 국론 분열과 진영 갈등을 겪었다. 연합뉴스

지난 두 달간 한국 사회를 달군 ‘조국 사태’는 극심한 국론 분열과 세대 갈등을 남겼다. 2016년 말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최대 인파가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초동 일대로 나가 각각 ‘조국 수호’ ‘조국 사퇴’를 외치며 대립했다. 조 장관 자녀들의 입시·장학금·인턴 등 각종 특혜 의혹은 젊은 세대에 공정 사회에 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정치·사회 전문가들은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전격 사퇴 후 두 동강난 여론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는 “검찰 개혁이 아무리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였다고 해도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너무 많은 희생과 분열이 있었다”며 “문재인정부는 전 세대, 전 계층을 갈라놓은 갈등을 수습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지난 8월 9일 이후 그의 거취를 놓고 찬반은 극명하게 갈렸다. 지난달 23일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은 이른바 ‘광장정치’에 불을 붙이는 계기로 평가된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통령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국민도 포용했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조 장관 사퇴로 출구전략을 짰지만 시기와 형식 모두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정치권은 극단적 선동을 거두고 차분하게 개혁 과제를 논의하면서 합리성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이 잘 이뤄지면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열린 집회가 재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 딸의 입시 특혜 의혹은 젊은 층에게 기회의 불평등 문제로 각인됐다. 조 장관의 모교이자 그가 교수로 있던 서울대를 비롯해 조 장관 딸이 거쳐간 고려대 부산대 등 주요 대학에서 조 장관 사퇴 집회가 잇따라 열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진보는 보수보다 도덕성과 공정성에 있어 우위라는 게 그간의 통설이었는데 조 장관 사태로 진보에 거는 청년들의 믿음이 배신당했다”고 설명했다.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결과적으로 검찰 개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건 성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 교수는 “검찰 개혁이라는 목표에 대해 다수 국민이 공감하고 필요성을 인정하게 됐다”며 “검찰 개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신뢰받는 장관을 임명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조국 블랙홀’로 다른 개혁 과제가 묻힌 건 아쉬운 대목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임운택 계명대 교수는 “문재인정부의 개혁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검찰 문제만 너무 도드라졌다”며 “이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 반응은 엇갈렸다. 7년차 직장인 강모(32)씨는 “하향세인 여당 지지율 보고 사퇴한 것 같은데 타이밍이 늦었다”고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홍모(34)씨는 “검찰에 맞서면 어떻게 되는지 조국이 보여줬다. 지금까지 버틴 것만도 대단하다”며 “이번 기회에 검찰 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해온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은 성명서를 내고 “지극히 상식적인 사회 정의와 윤리를 요구해온 국민의 승리”라며 “조 장관은 물론 문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민아 방극렬 박구인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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