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일인 지난달 9일 국회를 찾아온 강기정(왼쪽) 청와대 정무수석과 면담하고 회의장을 나오는 모습. 지난 14일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여권 지지층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5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시동을 건 검찰 개혁 완수 의지를 앞세우며 조국 사태 수습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조 전 장관을 지켜내지 못했다며 이해찬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지지층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여론을 살피고 있다. 지난 2개월간 당 지도부의 대응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없진 않았지만, 의원들 사이에서 공개적인 지도부 책임론 제기는 따로 없었다.

민주당은 이번 조국 사태로 양쪽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핵심 지지층은 조 전 장관을 끝내 못 지켜냈다고 반발했고,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은 조 전 장관의 사퇴 시기가 너무 늦었다며 민주당에 등을 돌린 상황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라 일부 의원하고만 의견을 나눠봤지만 현 상황을 단박에 수습할 방법은 없는 것 같다”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 있는 법안을 처리하고 검찰 개혁을 잘 이뤄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조 전 장관이 검찰 개혁의 성과를 냈으니 집권 여당으로서 정부와 함께 이를 잘 이어가고, 국론 통합과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원내지도부도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검찰 개혁안은 물론 선거법 개정까지 남은 개혁 과제를 잘 마무리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지층 달래기에도 적극 나섰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은 조 전 장관의 사퇴 배경에 민주당이 있다며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tbs라디오에 나와 “지도부는 단 한번도 조 전 장관 낙마에 대해 입장을 논의해보거나, 입장을 결정해본 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 전 장관 사퇴 소식 직후 민주당 당원 게시판과 친문 지지 성향의 온라인 사이트에선 “이해찬 대표는 조국 사퇴를 종용한 적이 있는지 떳떳이 밝히라”거나 “이번 사태에 책임지고 당대표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져 나왔다. 한 당직자는 “당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주장도 있지만 그와 함께 당의 고뇌에 찬 결단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문자나 게시글도 적잖다”며 “향후 여론의 흐름을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의원들 사이에선 지도부의 대응이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안팎의 정치 상황을 의식한 듯 공개적인 발언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서울 지역 한 의원은 “지도부는 처음부터 조 전 장관을 지키겠다고 했었고, 이 정도면 상황을 잘 이끌어온 것 아니냐”며 “총선을 앞두고 내부 갈등으로 비칠 수 있는 책임론을 이야기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원은 조 전 장관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과 착잡함을 고스란히 표출했다. 정치평론가 출신인 비례대표 이철희 의원은 문자메시지와 SNS 글을 통해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총선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이 의원은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는 결국 여야, 국민까지 모두를 패자로 만들 뿐”이라며 “어느새 저도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며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나서서 하는 게 옳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을 시작으로 불출마 선언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나래 박재현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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