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자사 점포의 토지와 건물을 처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올 상반기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은 후 이마트가 밝혔던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이마트가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신사업까지 성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마트는 13개 점포의 토지와 건물을 9524억8000만원에 처분하기로 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이마트의 이번 자산 처분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 16조7538억원의 5.69%에 해당한다. 거래 상대는 마스턴투자운용 주식회사가 설정할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부동산 펀드)의 신탁업자다. 처분 예정일자는 다음 달 1일이다.

이마트는 1조원에 달하는 매각 금액을 대부분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의 신탁업자에 이마트 13개점 토지 및 건물을 매각 후 책임 임차하는 방식의 거래”라며 “처분 금액은 부가세 등의 부대비용을 제외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의 자산 매각 조치는 이미 예고됐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2억원 줄어 29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또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총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역신장했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 삐에로쑈핑 등에서 적자가 확대됐다.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이 선전했지만 대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결국 이마트는 지난 8월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점포 건물을 매각한 후 재임차해 운영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의 자산 유동화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자가 보유 점포 비중이 85% 수준이다. 60%대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자산 유동화 여력이 아직 남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당장 재무구조를 개선해도 ‘새 먹거리’를 찾는 일은 과제로 남는다. 오프라인보다 30~50% 저렴한 매장을 표방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관심을 두고 추진 중인 신사업이다. 최근 17번째 점포를 개설하며 선전 중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매출은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2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상시적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초저가 전략의 성패도 관건이다. 초저가 전략은 쿠팡 등 이커머스 업계의 공세로 궁지에 몰린 대형마트 업계의 새 생존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마트도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표방하며 와인, 생수 등에서 공세를 펴고 있다. 특히 ‘정용진 와인’이라고 불리는 4900원짜리 도스코파스는 출시 70일 만에 70만병 이상 판매됐다. 정 부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선언한 초저가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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