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최동원이 1984년 10월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승리한 뒤 손을 들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왼쪽 사진). 가운데 사진은 삼성 라이온즈 마해영이 2002년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끝내기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포효하고 있는 모습. KIA 타이거즈 나지완이 2009년 SK 와이번스와의 KS에서 9회말 끝내기 홈런을 때려낸 것도 한국시리즈의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롯데 제공, 국민일보DB

1982년 10월 12일 동대문야구장. OB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6차전이다. OB가 4-3으로 앞선 9회초 김유동은 삼성 이선희로부터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9회말 ‘불사조’ 박철순이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OB가 프로야구 원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되는 순간이다.

이처럼 한국시리즈는 삼성이 통합 우승을 차지한 1985년을 제외하고 매년 명승부를 연출해왔다. 숱한 기록들도 쏟아냈다. 그러나 이제는 계단식으로 치러지는 포스트시즌 제도를 바꿔야만 한국시리즈 우승의 의미를 더욱 살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984년 최동원 시리즈

대부분의 야구팬은 1984년 한국시리즈를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기억한다. 전기리그 1위팀인 삼성이 ‘희대의 져주기’로 롯데를 선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삼성은 롯데 투수 최동원 한 사람에게 패했다. 최동원은 1차전 완봉승, 2차전에선 완투승을 거뒀다. 그러나 5차전 선발 투수로 나와 3실점하며 완투패를 당했다. 6차전에는 선발이 아닌 5회부터 등판해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구원승을 챙겼다. 그리고 7차전에는 4실점에도 불구하고 8회 유두열의 3점 홈런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4승 투수의 탄생이다.

삼성은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기회가 찾아왔다. 2002년 정규시즌 4위였던 LG 트윈스를 상대로 5차전까지 3승2패로 앞섰다. 그러나 6차전에서 9회초까지 6-9로 뒤졌다. 거짓말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승엽의 동점 3점 홈런이 터졌다. 그리고 마해영의 끝내기 솔로 홈런이 터졌다. 7번의 실패를 딛고 8번의 도전 끝에 일궈낸 삼성의 첫 우승이다.

2004년이다. 7전4선승제인 한국시리즈였지만 무려 9차전까지 치러졌다. 무승부만 3차례였다. 특히 삼성 에이스 배영수는 현대 유니콘스와의 4차전에서 10이닝을 탈삼진 11개를 잡아내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0-0 동점인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10이닝 노히트노런이 비공인 기록으로 남는 순간이었다.

2009년에는 역대 단 한 번뿐인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이 터졌다. 주인공은 KIA 타이거즈 나지완이었다. KIA와 SK가 3승3패로 맞선 7차전 9회말이었다. 5-5 동점인 1사 상황에서 끝내기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사진=게티이미지

정명원, 유일 노히트노런

1996년 10월 26일 현대 김재박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에 1승2패로 밀린 4차전 선발 투수로 마무리 정명원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명원은 마운드에서 9회까지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3사사구, 9탈삼진을 기록했다.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노히트노런 기록이다.

한국시리즈에 가장 많이 출전한 선수는 올해 은퇴한 삼성 박한이다. 무려 63경기나 출전했다. 박한이는 이밖에도 28타점, 38득점, 57안타로 통산 타점과 득점, 최다 안타 기록을 갖고 있다.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은 두산 소속이던 타이론 우즈가 갖고 있다. 2000년 3개, 2001년 4개로 총 7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특히 우즈는 2001년 10월 28일 삼성과 잠실 6차전에서 145m짜리 초대형 홈런을 때려냈다. 역대 최장 홈런 기록이다.

한국시리즈에 가장 많이 등판한 투수는 삼성과 한화를 거쳐 두산 소속으로 있는 배영수다. 24경기에 등판했다. 한국시리즈 최다승 투수는 김정수로 7승을 기록했다.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은 삼성 오승환이 기록한 11세이브다. 통산 최다 패전 투수는 김시진으로 7패다.

최고령 출전 선수는 이호준으로 기록되고 있다. NC 다이노스 소속이던 이호준은 2016년 11월 2일 두산과의 마산 4차전에 출전했다. 당시 나이 40세 8개월 25일이었다. 역대 최다 관중이 몰렸던 한국시리즈는 1984년이다. 롯데와 삼성이 맞붙은 6차전과 7차전은 잠실야구장에서 개최됐다. 그때 관중은 3만5000명이었다. 2000년 10월 31일 두산과 현대가 맞붙은 수원 2차전에는 4565명만이 찾아왔다.

사진=게티이미지

계단식 PS 구조 개선 필요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1989년 이후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1위가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한 경우는 29차례 중 24차례다. 무려 82.6%다. 정규시즌 1위가 아닌 팀이 우승한 케이스는 5번으로 확률은 17.4%에 불과하다. 3위팀이 우승한 적은 두 차례 있었다. 4위 또는 5위가 우승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4~5위팀은 와일드카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만 한국시리즈에 나갈 수 있다. 반면 정규시즌 우승팀은 이 기간에 충분한 휴식과 전력 점검을 마치고 기다린다. 절대적으로 정규시즌 우승팀에게 유리하다.

그러기에 계단식이 아닌 수평적 형태로 포스트시즌을 바꾸는 것도 고려해 볼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4~5위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을 거친 뒤 정규시즌 1위와 맞붙고 2~3위팀이 경기를 펼쳐 승자끼리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5위팀도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포스트시즌 흥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을야구 기간도 단축 가능하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이른바 ‘겨울 야구’의 폐해도 막을 수 있다.

김영석 선임기자 yskim@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