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카타르발(發) 청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향후 10년간 100척, 발주 금액만 20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건조할 조선사 선정 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기술력 등으로 볼 때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카타르 발주처인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피트롤리엄(QP)은 지난 6월 이미 40척가량의 LNG운반선을 발주한 상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와 중국, 일본 등이 견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조된 선박을 운영할 해운사도 필요한 탓에 국내 해운사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입찰 결과는 연말이 돼야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2004~2007년 카타르에서 1차로 발주한 LNG운반선 53척을 싹쓸이한 ‘유리한 전례’를 가지고 있다.

중국 조선사의 경우 LNG선을 건조하고 있지만 자국 해운사 물량이 많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이 국내 업체들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주 선박 인도가 지연되거나 품질이 국내 조선사들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것이다. 중국 조선사에서 건조해 유럽 선사가 운항하던 LNG추진선이 엔진 고장 등의 이유로 호주 인근 바다 한가운데에서 멈춘 사례도 있었다. 한 국내 조선사 관계자는 16일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내에서 납기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카타르 프로젝트의 경우 이미 사업 일정이 나와 있고, 납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입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던 조선업계는 올 들어 세계적인 무역환경 악화로 다시 ‘발주 가뭄’ 상태를 맞은 상황이다. 그러나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가 내년 1월 1일부터 강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업계의 친환경 선박 기술이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국내 업계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발주하는 선박들은 환경 규제에 맞춰 건조돼야 하는데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나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는 스마트십 기술 등을 국내 업체들이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도 세계 선사들이 발주한 LNG선을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수주했고, 올해도 대부분 국내 업체들이 가져왔다.

국내 조선사들은 카타르의 LNG운반선뿐만 아니라 LNG를 연료로 하는 LNG추진선 시장에도 주목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자체 기술로 첫 LNG추진선 건조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포스코와 함께 LNG추진선용 연료탱크 소재 국산화에 나서는 등 핵심 소재 국산화와 공급 안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호주 등에서 친환경 연료인 LNG 개발을 계속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LNG 물동량이 늘어나는 것도 국내 업계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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