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흥호 총장의 성경과 선교] 복음의 본질 유연하게 전파 ‘선교의 실용주의자’

<24> 사도 바울의 선교관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의 외국인 학생들이 2012년 경기도 양평 캠퍼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예수님의 제자들에 의해 복음이 전파되기 시작한 이래로 바울 사도를 빼놓고 선교를 이야기할 수 없다. 바울의 선교행적이 사도행전에 기록됐고 신약성경 중 절반 정도가 바울서신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바울은 무엇보다 모든 민족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었다.(롬 1:5) 유대인으로부터 시작된 복음이 유대인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민족과 온 세계를 향해 펼쳐져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을 갖고 있었다. 이 목적을 위해 주님으로부터 불림 받았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행 9:15)

그는 유대인에게뿐만 아니라 모든 이방인 중에 구원의 복음이 전파되기를 간절히 소원했다. 이는 자신의 의지로 행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먼저 하나님의 구원 열정을 누구보다도 깊이 체험하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이것이 선교적 세계관을 갖게 했다. 그는 자신을 살려주신 주님의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다. 그는 복음의 능력을 강하게 체험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만나는 사람 누구에게나 이 생명의 복음을 전하고자 했다.

“헬라인이나 야만인이나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에게 다 내가 빚진 자라 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는 대로 로마에 있는 너희에게도 복음 전하기를 원하노라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롬 1:14~16)

창조주 하나님은 유대인의 하나님만이 아니라 온 민족을 다스리고 주관하시는 하나님인 것을 바울은 늘 강조했다. 그렇기에 모든 나라와 민족에도 생명의 진리인 구원의 복음이 전파돼야 한다는 열정을 갖게 됐다. 따라서 그는 과감하고 담대하게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헌신할 수 있었다.

바울은 이런 선교사역을 감당하면서 매우 융통성 있는 전략적 방법을 사용했다. 근본적인 복음의 본질은 지키면서 지역적 상황에 따라 메시지의 전달 방법에는 변화를 줬다.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했으며 사람들의 반응과 필요에 따라 복음전달의 방식을 적용했다. 한마디로 그는 ‘선교의 실용주의자’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유대인들에게 내가 유대인과 같이 된 것은 유대인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나 율법 아래에 있는 자 같이 된 것은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없는 자에게는 내가 하나님께는… 율법 없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라… 내가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이니 내가 복음을 위하여 모든 것을 행함은 복음에 참여하고자 함이라.”(고전 9:20~23)

오늘날 상황화(contextualization)라는 용어를 붙일 수 있는 내용이다. 다양한 상황 가운데 적용을 달리 한 것은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상황 속에 묻혀버린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을 구원하고자 하는 열망 가운데 전략을 달리했던 것이라고 봐야 한다. 오늘날에도 자신들의 선교방법만이 최선의 것인 양 획일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선교지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생각해 봐야 할 교훈적 내용이다.

사도 바울은 율법에 능통했고 구약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의 영을 만난 후 회심하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붙잡힌 바 되어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증거하는 사람이 됐다. 구약에서부터 고대하던 메시아가 드디어 오신 것을 깨달았으며, 죄인들을 위해 그분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고 부활하셨다는 것을 체험한 것이다.

바울은 유대인에게도 복음을 전했다. 하나님의 구원계획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유대인들에게 진정한 복음을 전하기를 원했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먼저는 유대인에게요 그리고 헬라인에게로다.”(롬 1:16)

바울은 회당에서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을 늘 접할 수 있었다. 그들을 만날 때마다 전할 복음의 메시지는 오직 한 가지였다. “유익한 것은 무엇이든지 공중 앞에서나 각 집에서나 거리낌 없이 여러분에게 전하여 가르치고 유대인과 헬라인들에게 하나님께 대한 회개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증언한 것이라.”(행 20:20~21)

복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유대인들로부터 그는 과감하게 떠나 이방인에게로 향했으며 유대인들로 하여금 ‘시기 나게’하려는 하나님의 계획이 있었음도 알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마땅히 먼저 너희에게 전할 것이로되 너희가 그것을 버리고 영생을 얻기에 합당하지 않은 자로 자처하기로 우리가 이방인에게로 향하노라.”(행 13:46)

이 복음의 말씀을 강력하게 전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바울의 손으로 놀라운 능력을 행하게 하셨다. 그리고 “아시아에 사는 자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주의 말씀”(행 19:10)을 듣는 역사가 나타났다. 바울의 선교는 전적으로, 한 사람이라도 더 구원케 하시려는 하나님의 구원 열정으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정흥호 아신대 총장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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