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월 중순입니다. 10월은 ‘벌써’라는 말을 많이 쓰는 달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한 게 별로 없어 보여서 더 조급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벌써’라고 하다 보면 해야 할 일은 더 못하게 되고, 한 일도 제대로 못 누리며 지나치기 쉽습니다.

해녀들은 물 위로 떠 오를 때 ‘호오이’ 하는 소리를 내면서 숨을 몰아쉽니다. 마치 휘파람 소리 같기도 하고, 새소리 같기도 한 이 소리를 숨비소리나 숨비질소리라고 부릅니다. 해녀들은 보통 수심 5m에서 30초 정도 작업하다 물 위로 떠 오르지만 어떤 때는 수심 20m까지 들어가 2분 이상을 견디기도 합니다. 그럴 때 막혀 있던 숨을 한꺼번에 몰아쉬면서 이런 소리가 납니다. 숨이 너무 가쁘면 물가로 나와 돌담으로 에워싸인 ‘불턱’이란 곳에서 피워 놓은 불에 몸을 덥히고 숨을 고른 뒤 다시 물질하러 들어갑니다.

“너는 가서 기쁨으로 네 음식물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네 포도주를 마실지어다 이는 하나님이 네가 하는 일들을 벌써 기쁘게 받으셨음이니라.”(전 9:7) 하나님은 벌써 우리가 하는 일을 기쁘게 받았다고 말씀합니다. 10월은 숨 고르기를 해야 할 때입니다. 하나님께 위로와 쉼을 얻고 바쁘게 달려온 삶을 한번 돌아본 뒤, 남은 한 해의 시간을 향해 다시 달려가길 바랍니다.

손석일 목사(서울 상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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