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19일 부산 부산진구의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불매운동을 독려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 여파가 100일을 넘긴 최근까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유니클로를 비롯한 일본 대표 브랜드의 국내 매출이 지난해보다 48% 이상 급감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최근 불매운동이 주춤하고 있다는 일부 평가와 달리 국내에서 ‘불매운동 일상화’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내 8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로부터 제출받은 유니클로·ABC마트·무인양품 3개사의 올해 7~9월 신용카드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이들 회사의 매출은 7월 초 98억4000만원에서 8월 넷째주 37억3000만원으로 62% 급감했다. 이후 조금씩 반등을 하기 시작해 9월 넷째주 매출 합계는 62억1000만원이었다.

매출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관련업계에선 기존 불매운동이 약해진 게 아니라 패션업계 성수기인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불매운동 효과 지속 여부를 보려면 지난해 대비 매출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들 3개사의 매출을 보면, 불매운동의 ‘위력’은 여전하다. 유니클로·ABC마트·무인양품의 지난해 매출은 8월 넷째 주에 저점을 찍은 뒤 급속도로 증가했다. 유니클로의 경우 지난해 8월 넷째 주 29억원이던 매출은 9월 넷째 주 세 배 이상(98억1000만원) 뛰었다. 반면 올해는 11억원에서 25억원으로 소폭 느는 데 그쳤다. 올해 9월 넷째 주 매출이 지난해보다 74% 떨어진 셈이다.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는 자동차업계, 주류업계에서도 여전하다. 토요타·렉서스·혼다·닛산·인피니티 일본 완성차 5개 브랜드의 9월 판매실적은 1103대로, 지난해에 비해 59.8% 급감했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6000달러에 그쳐 사실상 소비가 끊긴 상태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된 불매운동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년 대비 30~40% 수준의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불매운동이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의미”라며 “일본이나 국내 일부 시선과 달리 여전히 불매운동 불씨가 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제품의 주고객층인 젊은 층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불매운동을 이어가는 게 가장 큰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매운동 분위기가 주춤할 때마다 오히려 유니클로가 광고 논란이나 회장 발언 등 불씨를 키우고 있다”며 “초기엔 유니클로 제품이 가격 경쟁력이 있어 불매운동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봤는데, 이런 논란들이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의 감정을 긁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앞으로의 불매운동과 관련해 “일본 브랜드들은 향후 최대한 일본 느낌을 감추는 식으로 마케팅 전략 자체를 바꾸면서 대응할 확률이 높다”며 “한·일 간 정치적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 한 쉽게 해결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규영 황윤태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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