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유니클로 광고(위 사진)와 이를 패러디한 유튜브 영상의 한 장면. 전남대 사학과 윤동현씨가 제작하고 출연한 패러디 영상에서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90) 할머니는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냐”는 윤씨의 질문에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가 ‘위안부 조롱 논란’으로 공분을 일으킨 광고 송출을 중단했다. 유니클로는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역사의식이 결여되고 인권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광고는 중단됐지만 유니클로를 포함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다시 동력을 얻고 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논란이 된 광고를 19일 밤부터 송출 중단했다. (중요한 사안인 만큼) 경영진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유튜브 공식 계정과 방송사 등을 통해 나가던 논란의 광고는 내려졌다.

유니클로는 지난 18일 해명자료를 내고 “광고 관련 루머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세대와 나이를 넘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플리스의 특성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광고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문제제기를 ‘루머’로 단정하는 등 태도 논란까지 겹치며 유니클로에 대한 비판은 오히려 거세졌다.

문제의 광고에는 98세 패션 컬렉터 할머니와 13세 패션 디자이너의 대화 내용에 없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는 자막이 등장한다. 80년 전인 1930년대 후반은 강제징용과 위안부 동원이 이뤄졌던 때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비롯해 ‘일제 전범 피해자들을 조롱한 것 아니냐’는 거센 항의가 쏟아졌다.

유니클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서 상징적인 존재다. 최근 유니클로가 진행한 한국 진출 15주년 대규모 할인 행사에 소비자들이 몰리며 불매운동에 균열이 일어나는 듯했다. 하지만 광고 논란 후 주춤하던 불매운동은 오히려 ‘유니클로 퇴출운동’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유니클로의 미숙한 대응이 사태를 더 심각하게 몰아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매운동 대상까지 된 상황에서 ‘80년 전’의 역사적인 상황을 헤아렸어야 했다는 것이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유니클로가 최근 겪고 있는 상황과 역사적 상징성을 감안하면 광고 집행을 감독하는 누군가는 반드시 제지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유니클로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회사원 안모(29)씨는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말고는 자유라고 생각했고, 눈치 봐야 하는 상황이 좀 거슬렸었다”면서도 “하지만 이 광고를 보고 난 뒤 나도 불매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습 방식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광고를 내린 것은 문제제기에 대응해 더 이상의 논란을 없애겠다는 것”이라며 “의도와 달리 한국 소비자들이 불만을 느낀다면 유감이라고 답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적극적인 해명과 사과가 없으면 보이콧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니클로 측은 “특정 목적을 가지고 제작된 게 아니었고 의도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우선적으로 19일부터 방송 송출도 중단했다”며 “향후 국내 소비자들에게 유니클로의 진정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수정 이택현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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