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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박종순 (20) 교단 교회 없는 지역 찾아라… ‘만사운동’ 펼쳐

야심차게 ‘1만 교회, 400만 성도운동’… 전도학교 만들고 지역 조사에 나서

박종순 목사가 2006년 8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몽골 한인 선교 15주년 기념대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총회장이 된 뒤 많은 일을 했다. 이런 경험이 교회연합운동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돌아보면 부총회장으로 총회장을 보필하면서도 총회 발전을 위한 여러 의견을 냈다. 전도부장으로 일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부총회장이 되고 나니 총회의 여러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좋은 면도 있었지만 개선할 점도 많았다. 가장 의아했던 것이 ‘총회 주제’였다. 매년 총회장들이 새로운 주제를 제안하는데 그걸로 끝이었다. 명색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인데 주제가 껍데기뿐이었다. 내용이 없었다.

총회장이 내건 주제에 대해 교회들도 관심이 없었다. 추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주제를 선정한 배경은 무엇이고, 시대적 상황과는 어떻게 어울리며 전국 교회들은 한 회기 동안 어떻게 목회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지침이 전혀 없었다.

그때 제안한 게 ‘총회 주제연구위원회’였다. 다행히 총회장께서도 동의해 주셔서 위원회가 구성됐다. 이 위원회는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시의적절했다. 나는 초대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장로회신학대 교수이던 이수영 목사와 이종윤 서울교회 원로목사 등이 연구위원으로 참여했다.

위원들은 총회 주제를 신학과 성서적 측면에서 연구했다. 결과는 책으로 만들어 전국 교회에 배포했다. 좋은 전통이다. 총회 산하 교회들에 목회 나침반이 됐다. 주제 해설집은 총회와 나란히 걸어갈 수 있는 동반자이기도 했다.

총회 전도부장을 할 때의 일이다. 1991년이었는데 이미 교인 감소가 시작됐다. 지금처럼 큰 감소는 아니었어도 교인이 줄고 있는 노회들이 있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전도부 실무자·실행위원들과 자세히 조사했다.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청취했다.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를 총회에 보고했다. 총대들도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는 듯했다.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자, 모두 보고 드렸습니다. 총회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일입니다. 총대들께서 토론 없이 박수로 받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한 뒤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그러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렇게 시작된 일이 ‘만사 운동’이었다. 1만 교회, 400만 성도 운동의 출발점이었다. 야심찬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전도학교를 만들고 전도에 필요한 각종 교재를 펴냈다. 노회별로 훈련원도 만들어 전도를 체계적으로 교육했다. 리서치도 했다. 교단 교회가 없는 지역을 이 잡듯 찾았다.

전도를 위해서는 지역을 알아야 한다. 충신교회 부임 직후 아들 정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교회 주변을 구석구석 다녔던 기억이 난다. 유치원 들어가기도 전의 어린아이와 함께 지역조사를 한 것이었다. 이런 경험을 만사 운동에 적용했다. 지역조사는 개척교회를 준비하는 목회자들에게 좋은 자료가 됐다.

하지만 이 운동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좌초하고 말았다. 연속성이 사라진 게 이유였는데 지금도 아쉽다. 몇 회기라도 이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늘 나를 따라다닌다. 이제라도 부흥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교세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좌절해서는 안 된다. 현실을 알았으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20년 전의 일인 만큼 부흥을 위해 새로운 접근과 연구가 필요하다. 한 교단만의 문제도 아니다. 교단들이 연합해 부흥의 길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교회가 할 일이자 사명이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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