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 2030, 더 나은 삶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라는 주제로 ‘한-OECD 국제교육컨퍼런스’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4차 산업혁명, 인구절벽, 저성장 시대, 초연결사회 등 시대 격변기를 맞이해 한국의 미래교육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2030년 전후 10년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미래교육의 방향과 과제에 대한 구상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함께 서로 공유하고 토론하는 이번 행사의 의미는 상당하다.

이번 행사 주제 가운데 하나가 학생 웰빙이다. OECD는 학생 웰빙을 ‘학생이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심리적, 인지적, 사회적, 신체적 활동 상태 및 능력’으로 정의하고, 학생들의 개인·학교·학교 밖에서 삶의 만족도 향상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학생들의 삶의 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없다. 학생들이 성적경쟁에 눌려 희망이 아닌 좌절의 교육에 허덕이고 있어도 성공을 위해 인내하라는 고통의 교육만을 강요해 왔다.

한국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낮은 근본적인 이유는 교육과 사회의 연결구조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인 대학서열구조와 대학학벌체제는 초·중등교육을 대학입시 교육경쟁으로 몰아가는 비정상성, 사교육 팽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교육 외적 요인인 학벌 중심의 고용구조 문제와 직결돼 있다. 이러한 교육적·사회적 구조 속에서 학생들이 성적 점수 기계로 전락하는 현상은 오히려 당연하다. 개인 간 성적경쟁 심화는 학습 결과의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킨다. 이는 경제적 양극화로 이어져 결국에는 개인의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은 물론 사회적 균열을 촉발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향후 학교 교육이 학생들을 객관적인 일정 기준으로 줄 세우는 데에 그칠 뿐인 평가의 문제를 넘어 개인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이냐를 중심에 놓고 고민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등 시대적 격변기의 특징은 협력 및 연결성이 강한 사회로의 전환을 의미하고,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개인의 능력과 더불어 협력적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다원적 능력이 핵심적인 사회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미래사회를 대비해 성적경쟁이 아닌 스스로 사고하고 결정할 수 있으며, 함께 배우고 협력하면서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OECD가 학생 웰빙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다.

나는 학생 웰빙을 학생의 학습과 삶의 질의 균형성장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고자 한다. 학생들이 지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심미적·정의적·사회적 영역 등 삶의 전반적인 요소까지 고르게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학생들이 향후 해야 할 진정한 웰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 개개인을 배제하지 않고 서로 협력하면서 모든 사람이 골고루 잘 사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 학교 교육이 존재하는 근본적인 이유이고 목적이 되어야 한다.

OECD에서 강조하는 학생 웰빙이 지향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도 새로운 인재상, 학력관,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한 교육안전망 구축, 경쟁이 아닌 협력에 기초한 학교 교육 재구조화 등을 통해 학교 교육의 새로운 성장 잠재력을 구축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이다. 특히 개인 학습능력 중시의 엘리트 교육에서 벗어나 집단창의성과 집단지성을 중시하는 학교 시스템으로 개편하는 학교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면서 ‘공유성장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학생 웰빙에 초점을 둔 교육목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교육의 내외적 변화 이외에도 사회인식의 변화도 병행돼야 한다. 지식 중심의 학업성적을 능력으로 인식하는 단순 학력관, 학교서열주의를 교육수월성으로 인식하는 교육관, 학벌을 중시하는 기존 산업사회에서 지향했던 교육 가치와 인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숙고가 필요하다. 학교 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 없이는 모든 학생을 위한 웰빙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이번 ‘한-OECD 국제교육컨퍼런스’를 통해서 학생 웰빙 문제가 단순한 교육의제를 넘어서 미래를 대비하는 국가의제로 인식하고 이제부터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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