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예배 반세기… “오늘 점심은 하나님과 드세요”

영락교회 1969년 첫 예배… ‘일+신앙’ 직장선교 새지평

삼성화재 신우회가 지난 7월 서울 영락교회 선교관에서 진행된 금요 직장인 예배에서 특송을 하고 있다. 이의용 교수 제공

우리나라에 직장인 예배가 시작된 지 50년이 됐다. 직장인 예배의 장점은 주중에 직장 동료들과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점이다. 주일에만 교회에 나오는 교인을 꼬집는 ‘선데이 크리스천’을 넘어 ‘에브리데이 크리스천’을 양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직장인 예배는 직장선교의 지평을 연 출발점이기도 하다.

첫 예배는 서울 영락교회(김운성 목사)에서 1969년 시작됐다. 쌍용양회와 중부경찰서 등에서 일하는 기독 직장인이 대상이었다. 당시 부목사로 사역하던 박조준 목사가 금요일 점심시간 직장인들과 함께 성경공부를 한 것이 뿌리다.

73년 박 목사가 담임목사로 부임한 뒤 정식 예배로 전환됐다. 직장인 선교에 관심이 많았던 박 목사는 선교부에 예배 지원을 맡겼다. 이때부터 선교부 소속 목사들이 돌아가며 설교하고 있다. 교회는 여전도회를 중심으로 ‘백합회’와 ‘루디아회’를 조직해 직장인들에게 간식도 제공했다. 81년에는 당시 쌍용양회 홍보실 직원이던 이의용 국민대 교수가 직장인 찬양대를 조직했다.

90년대에는 참석 인원이 4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97년 말 IMF 구제금융을 신청한 뒤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으며 참석 인원이 크게 줄었다. 대기업 해체와 명예퇴직, 비정규직 확대 등으로 도심 직장인 자체가 줄었다.

영락교회는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금요일 점심은 하나님과 드세요’라는 문구가 담긴 전도지를 만들어 직장인들을 초청한다. 50주년을 기념해 오는 31일 오후 7시 교회 드림홀에서 직장인 초청 선교잔치를 연다. 김운성 목사가 설교하고 성악가 유정현 전도사가 공연한다. 다음 달 1일에는 교회 선교관에서 감사예배도 드린다.

영락교회는 서울 시내 직장인 예배의 서막을 열었다. 이 교회를 시작으로 10여개 교회가 직장인 선교에 나섰다. 각 교회는 주변 직장의 특성을 살려 특화된 예배를 마련했다.

남대문교회는 78년부터 대우그룹 신우회에 예배 장소를 빌려주며 수요 직장인 예배를 시작했다. 2003년부터는 교회가 직접 예배를 주관한다. 정부서울청사와 가까운 종교교회는 80년부터 목요 직장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 교회는 전임 사역자까지 두고 공공기관 신우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청 인근 서소문교회도 83년부터 금요 직장인 예배를 시작했다. 과거 법원과 가까웠던 정동제일교회는 84년부터 법조인들이 참여하는 수요 직장인 예배를 드렸다. 법원이 이전한 뒤에도 300명 넘는 직장인이 모인다.

목요일에 직장인 예배를 드리는 새문안교회는 85년부터 주중 직장인 사역에 나섰다. 교회 건축으로 한동안 주춤했지만, 여전히 250명 이상의 직장인이 모인다. 동숭 충무 향린 연동 여의도제일 서울영동 서초반석교회 등도 직장인 예배를 드린다. 온누리교회는 새벽에 서울 시내 여러 커피전문점을 빌려 ‘찾아가는 예배’를 갖는다.

영락교회 직장인 예배에서 38년간 찬양대를 지휘해온 이 교수는 21일 “직장인 예배는 교회가 직장선교에 눈뜨게 한 결정적 계기였다”면서 “기독 직장인들에게 영적 쉼을 주는 샘물과도 같은 예배이자 선교의 최전선”이라고 평했다. 그는 “새문안이나 서소문, 정동제일교회처럼 담임목사가 직접 설교하는 예배에 출석 인원이 더 많다”면서 “교회들이 직장인 예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해 직장문화가 기독교적으로 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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