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이승우가 지난 3월 2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경기에서 슛 실패로 득점 기회를 놓친 뒤 땅을 치며 아쉬워하고 있다. 이승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한 벨기에 리그에서 태도 문제 등으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축구의 미래는 이대로 무너지고 마는가. 이승우(21·신트트라위던)의 벨기에 프로축구 데뷔전이 기약 없이 미뤄진 가운데 이승우의 훈련 태도를 지적하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기량이 아닌 축구에 대한 자세 문제여서 자칫 이승우의 입지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승우는 21일(한국시간) 안더레흐트와 가진 2019-2020 주필러리그 1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출전 선수 명단에 오르지도 못했다. 8월 30일 신트트라위던과 입단 계약을 맺은 뒤 치러진 리그 6경기와 컵대회 1경기에서 모두 결장, 출전 기록은 ‘0분’이다.

지난달만 해도 비자 등 행정 절차가 이승우의 데뷔 지연 사유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었다. 벨기에 언론 ‘보에트발 벨기에’는 이날 “이승우가 불성실한 태도로 훈련 중 라커룸으로 쫓겨났다”며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쌓은 이력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승우는 과거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승우는 박지성(38·은퇴),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의 뒤를 잇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공격수로 평가됐다. 2011년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입단해 2군까지 올라갔지만,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2017년 8월 이탈리아 헬라스 베로나로 이적했다. 지난여름에 리그의 격을 더 낮춰 신트트라위던으로 옮겼다. 명성보다 실리를 좇은 행보였음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아 스스로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사실 이승우의 태도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중국전에서 자신을 투입하지 않은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에게 불만을 품은 듯 물병을 걷어찼다.

이는 ‘승부욕’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지도자는 팀워크를 저해하는 요소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최진철 전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승우를 지휘했던 2015년 11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훈련 태도나 양에 문제가 있다. 나쁘게 얘기하면 불성실하다”고 질타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20대 초반 선수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 후보로 추천되는 시대여서 이승우는 결코 어리지 않다. 이승우가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지만, 소속팀에서 태도 문제가 제기됐다는 것은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아직 시즌 전반부다. 대표팀 선배의 입장에서는 응원을 우선 보내고 싶다”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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