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부터 전국을 뒤흔든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가 마침내 조 전 장관 본인을 향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가족 사모펀드’ ‘자녀 입시특혜’ 등 인사검증 과정에서의 많은 의혹으로 검찰 강제수사를 초래한 조 전 장관 본인이 곧 검찰에 출석할 전망이다. 그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11가지 죄명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법원의 정 교수 영장 발부 여부는 이번 검찰 수사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교수의 증거인멸 관련 정황이 다각도로 포착된 만큼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만 정 교수의 건강 문제도 부상한 상태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도 동력을 얻겠지만, 기각되면 검찰을 향한 비난 여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21일 정 교수에게 11개의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웅동학원과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지 55일 만이다. 검찰은 이날 수사 착수 이후 처음으로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비리’ 표현을 사용했다. 종전까지는 이번 사안을 ‘사모펀드 사건’이라고만 했었다.

정 교수는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해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한 혐의(위조사문서 행사,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를 받고 있다. 정 교수는 본인과 자녀가 10억5500만원을 납입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의 경영에 관여하며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 금융감독원에 투자 약정금을 사실과 달리 신고하고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허위신고·미공개정보이용 등 자본시장법 위반)도 받는다.

검찰은 정 교수가 사모펀드 투자 과정에서 빼돌린 돈을 차명계좌로 보관한 것에 대해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자산을 관리해온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 등을 통해 증거를 없애거나 숨기려 한 혐의(증거위조 및 증거은닉교사)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구속영장 청구 직후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고 범죄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며 “증거인멸 우려 등을 법원에 충실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조계는 영장심사 과정에서 정 교수의 뇌종양·뇌경색 진단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주목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영장이 기각된다면 무리한 수사를 펼쳤다는 반발을 검찰이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의 한 관계자는 “정 교수의 건강 문제가 정말 심각했다면 후폭풍을 알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은 법과 원칙에 따라 객관적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 교수 측은 향후 재판에서 해명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어 사모펀드 부분은 “조 전 장관 5촌 조카의 잘못을 피의자에게 덧씌우는 것”이라고 했고, 증거인멸은 “근본적 사실관계에 대한 오해”라고 주장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