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21일 샹산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중국 베이징에서 21일 열린 제9회 샹산포럼에서 미국을 향해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중국은 “색깔혁명을 선동한다”거나 “아태 지역에 미사일을 배치하려 한다”고 비난했고, 북한은 “미국 때문에 양국 관계에 진전이 없다”며 한·미에 새로운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의도를 물고 늘어졌다. 이번 포럼에서는 5년 만에 한·중 국방전략 대화도 재개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김형룡 북한 인민무력성 부상은 이날 샹산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정책은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상은 “북·미 공동성명이 채택된 지 1년이 넘었지만 미국의 시대착오적이고 적대적인 정책 때문에 양국 관계 개선에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이 미국과 군사훈련을 지속하고, 미국의 첨단 군사장비를 구입하면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국방장관)은 포럼 개막식에서 군사 분야 외에도 홍콩 문제 등을 두루 거론하며 미국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웨이 부장은 미국을 겨냥해 “일부 역외 국가가 배타적 안보 전략을 구사하고 중거리 미사일을 아태 지역에 배치해 다른 국가와 군사동맹을 강화하려 한다”며 “이는 지역 안보에 대한 불확실성만 고조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문제에 대해 “타국 내정과 타 지역 사안에 간섭하고 ‘색깔 혁명’을 선동하며 심지어 타국 정권 전복을 시도하는 것이 지역 혼란을 조성하는 진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웨이 부장이 대독한 축하서한에서 “평화는 인류의 영원한 소망”이라며 “중국은 대화를 통한 협력과 협력을 통한 평화, 평화를 통한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포럼 전체회의에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억지력을 제한하려고 일방적으로 INF를 탈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INF 조약이 금지했던 타격 수단을 아태지역과 유럽에 배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는 군비 경쟁을 불러일으켜 충돌 가능성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웨이 부장은 앞서 전날 박재민 한국 국방차관과 회동하고 “중국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고위급 교류 강화 등을 통해 양군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이에 박 차관은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실현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웨이 부장은 북한의 김 부상과도 만나 양군의 관계 발전을 다짐했다.

박 차관과 샤오위안밍 중국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은 5년 만에 국방전략 대화를 가졌다. 한·중 국방전략 대화는 2011년 시작해 2014년 4차 회의까지 서울과 베이징에서 번갈아 열렸지만 사드 갈등으로 중단됐다. 국방부는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과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이 중요하며, 양국간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2006년 시작된 샹산포럼은 ‘샹그릴라 대화’로 불리는 서방 주도의 아시아 안보회의에 맞서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안보협의체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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