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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들판 내다보며 여는 도토리처럼


‘도토리는 들판 내다보며 연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도토리가 들판을 내다보며 열다니, 도토리에 눈이 달렸나 싶습니다. 도토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과일나무는 해거리를 합니다. 한 해 많이 열리면 다음 해에는 적게 열리곤 하는 것이지요. 과욕을 부리면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을 나무들은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도토리가 들판을 보고 열매를 맺는다는 말은 해거리를 설명하는 말이 아닙니다. 들판을 바라보다 들 농사가 흉년이 들면 식량에 보탬이 되라며 많이 열리고, 농사가 풍년이면 안심하며 적은 양의 도토리를 맺는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들판을 내다보며 열매 맺는 양을 달리한다는 도토리. 어디 그런 현상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럴수록 이 이야기는 귀하게 여겨집니다. 그건 필시 도토리를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이겠다 싶기 때문입니다. 열매를 맺는 나무조차 이웃의 형편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귀하고 소중하게 와닿습니다. 때마다 먹을 것을 주시는 하늘의 은혜를 도토리를 통해 생각하게 되니 그 또한 귀합니다. 이것이 모자라면 저것으로 채우시는 하늘의 손길을 도토리를 통해 보게 하시니 우리 삶은 온통 하늘의 은총으로 가득합니다. 다가오는 추수감사절엔 그런 마음이 담겼으면 좋겠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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