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513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에 대해 “재정이 대외 충격의 파고를 막는 방파제 역할, 나아가 우리 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과감한 재정 투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르면 2022학년도부터 대입 정시 비중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고교 1년생부터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조국 사태’를 계기로 대입 학생부종합전형 등이 공정성 논란을 빚은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공정한 교육’을 거론하면서 입시제도가 다시 한번 크게 변화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민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라며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시작한 학생부종합전형 전면 실태 조사를 엄정히 추진하고,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한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대입 정시 비중 확대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교육부는 즉각 정시 확대 논의에 돌입했다. 교육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의 쏠림이 심각한 대학들, 특히 서울 소재 일부 대학에 대해서는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이 확대될 수 있도록 협의해 왔다”고 밝혔다. 정시 확대 대상은 ‘서울권 주요 대학’으로 좁힐 것이란 얘기다. 대입 공정성 논란은 주로 학생·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서울권 주요 대학에 집중된 이슈였기 때문에 다른 지역 대학들까지 굳이 건드리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정시 비중 상향 시점은 현재 고교 1학년 대상인 2022학년도부터일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대학들은 2022학년도 수시·정시 비율을 내년 4월까지 정해야 한다. 각 대학이 모집 단위별(학부 혹은 과) 모집 인원을 확정해 발표하는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법적으로 1년10개월 전에 발표해야 한다. 서울대만 예외적으로 2022학년도에 정시로 30.3%를 뽑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나머지 대학들은 정부의 ‘정시 30% 이상’ 방침에 맞춰 준비하고 있었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 개편 당시 ‘정시 30% 이상’으로 결정했다. ‘30%’에 방점이 찍힌 게 아니라 ‘이상’에 방점이 찍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30% 수치를 건드리지 않고 대학들이 정시 비율을 높이도록 설득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입 개편 당시에도 박춘란 교육부 차관과 대학 담당 관료들이 서울의 주요 대학들을 찾아다니며 정시 확대를 요구한 바 있다.

정시 비중 상향 폭도 관건이다. 여권에선 50% 이상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교육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지난해 대입 개편 공론화 결과 도출된 ‘정시 30% 이상’ 수치를 뒤집는 것이다. 진보 교육계의 반발도 신경 쓰이지만 문 대통령 교육 공약 1호인 고교학점제 도입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그동안 주장해왔던 자사고·외고·국제고 일괄 폐지 반대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데 이어 이번에는 기존 ‘정시 확대 불가’ 입장도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는 정부가 당이 요구하는 ‘정시 50% 이상’ 수치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교육부 관계자는 “12월까지 가지 않고 다음 달 말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며 “정시 비율을 얼마나 올릴지 또 언제부터 올릴지는 지금부터 논의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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