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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했던 부산 집회… ‘계획표’ 주께 맡기자 의외로 술술

최상일 목사의 ‘민족의 예배를 회복하라’ <6>

2016년 11월 1일 부산 동서대 대학교회에서 열린 ‘2016 홀리위크’ 부산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한반도의 거룩함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무작정 기다리던 중이었는데, 연락드리고 싶었지만 애매한 상황으로 인해 연락드릴 수 없었던 부산성시화운동본부 대외협력단장 최상림 목사님에게서 먼저 전화가 왔다. 경성대 교목으로 계셨던 김충만 목사님으로부터 내 이야기를 듣고 연락을 주신 것 같았다. KTX를 타고 서울역으로 올라오면서 전화를 주셨는데 나도 근처를 지나고 있어 바로 만났다. 대화가 너무 잘 풀렸다. 목사님은 다음 주간에 있을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조찬모임 후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겠다며 일정을 잡아주셨다.

일정을 앞둔 주일 설교제목은 ‘내 인생의 계획표를 주님께’였다. 1박2일 일정을 잡고 부산에 내려갔는데 둘째 날은 10분 단위로 일정이 계획돼 있었다. 첫날은 왠지 설교제목처럼 스케줄을 잡지 않고 주님께 맡기고 싶은 감동이 들었다.

2016년 5월 어느 날 수행하는 김진혁 전도사와 함께 KTX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기차가 도착할 무렵 장소로 물색하던 대학이라도 가볼까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 했지만, 뭔가 주님께 맡기지 못하는 조급한 마음으로 하는 것 같아 관뒀다. 부산역에 도착했으나 일정이 없으니 특별히 갈 곳이 없었다. 일단 15분 정도 걸리는 숙소를 향해 걸어가기로 했다. 당시 내가 꽂혀 있던 “예수 사랑합니다.… 주님께로 날 이끌어 주소서. 주님을 더 원합니다” 이 찬양을 부르며 걸어가는데 마치 주님의 임재가 나를 둘러싸서 인도해주시는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도 역시 할 일이 없었다. 그때 뜬금없이 부산사투리 쓰시는 한 분이 생각났다. 현재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로 있는 김지연 약사였다. 서울 강남에 사시는 분이니 만날 생각으로 연락한 건 아니었다. 생각난 김에 안부가 궁금했다.

“부산에 왔는데 약사님 생각나서 전화드렸어요.” “아 그래요? 저도 지금 막 부산 도착했어요.” 알고 보니 우리가 KTX로 도착한 같은 시간에 비행기를 타고 김해공항에 막 도착하신 것이었다. 그날 저녁 부전교회에서 열리는 동성애예방콘서트에 국민일보 백상현 기자, 수동연세병원 염안섭 원장과 함께 패널로 출연한다고 했다.

다 아는 분들이라 얼굴이라도 뵐 겸, 저녁식사도 준비돼 있다고 해서 택시를 타고 부전교회로 갔다. 먼저 도착해서는 아무도 오지 않은 대기실에 한참을 앉아 있다가 민망해서 바깥으로 나섰다.

그런데 교회 마당으로 이어진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데 앞에서 누가 걸어 올라오고 계셨다. 만나야 하지만 그토록 만날 수 없었던, 바로 부산성시화운동본부장 안용운 목사님이셨다. 그 시간 그 행사에 참여하시려고 그곳에 오실 줄 누가 알았을까.

서울과 부산에 사는 사람들이 어떤 필요에 의해 빠른 시간 안에, 그리고 우연히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확률은 10만분의 1도 안 되는 일이었다. 저녁식사 후 나는 안 목사님께 홀리위크에 대한 설명을 드렸다. 목사님은 그 자리에서 흔쾌히 좋다고 수락하셨고 이후에도 전폭적으로 홀리위크를 지지해 주셨다.

이튿날 부산성시화운동본부의 젊은 실무자 그룹을 만났는데 본부장님이 부산성시화 행사로 허락하셨다는 이야기에 일사불란하게 일이 진행됐다. 이때 만난 분들 중 동신성결교회 이상택 목사님은 집회를 계획하고 실행하시는 데 탁월한 분이셨다.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분이라 지금까지 내게 귀한 동역자가 돼주고 계시다. 집회 장소를 통해 아낌없이 섬겨주신 동서학원 대학교회 최훈규 목사님도 해마다 큰 힘이 돼주셨다.

그 외에 비전위드 김성은 목사님, 경성대 김충만 목사님,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사무국장 성창민 목사님 등 많은 분들이 좋은 팀워크를 이뤄 홀리위크를 섬겨주시는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부산에서 일어난 기적 같은 일들은 대전에서도 이어졌다. 대전CBS에서 인터뷰를 하는데 담당 PD에게 대전기독교연합회 사무총장님을 만났으면 한다고 했더니 바로 위층에 와 계시다며 만나게 해줬다. 그분을 만나서는 대전성시화운동본부 사무국장님을 만나야겠다고 했더니 그쪽으로 가신다며 인도해주셨다.

몇 년 전 전국 극동방송 PD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강의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갑자기 떠올린 대전극동방송 박준규 PD가 서울기독청년연합회 사무실로 인터뷰 문의전화를 했다. 그때 나는 마침 대전 한빛교회로 가는 중이었다. 그렇게 지체하지 않고 대전에서 인터뷰했던 적도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홀리위크는 처음으로 서울을 벗어나 전국적인 집회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내가 거룩하니 대한민국도 거룩하라’는 주제로 홀리위크 집회 시간마다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가 얼마나 가득했는지 모른다.

당시 부산에서부터 대전을 거쳐 서울까지, 그 여세로 북한까지 물고기들이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포스터로 표현했다. 서울역 통일광장기도회로 모인 어느 날, 한 기도자가 나를 찾아와서는 환상 중에 보았던 그림과 똑같다며 놀라워했다. 나는 거룩에 대한 주제와 이 이미지를 갖고 ‘거룩한 물결 일어’라는 곡을 썼는데 지금도 홀리위크의 주제가로 불린다.

‘주 십자가 앞에 나와 주 택하신 백성 모두 예배합니다. 거룩한 날을 정하고 주께 우리 돌아갑니다/ 무너진 예배와 교회, 무너진 우리의 마음 아파하십니다. 다시 회복하십니다. 주는 우리 소망입니다/ 다 주 앞에 설 수 없고 다시 거룩할 힘 없으니 오직 주님만 주만 거룩하십니다. 우릴 거룩케 하십니다/ 거룩한 물결 일어 우리를 덮으소서. 모든 우상들을 떠내려버리고 우리의 죄악들을 다 씻어주소서. 이 나라 새롭게 하소서/ 은혜의 비가 내려 이곳에 가득 넘치고 눈물의 강이 흘러 생명의 땅이 되도록.’

최상일 목사

정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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