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용시장의 개선 흐름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대 지표(취업자 수·고용률·실업률)는 모두 좋아졌는데 ‘반작용’도 나타났다. 40대에선 실업을 넘어 ‘구직단념’이 늘고, 60세 이상은 노인 일자리 사업 종료로 구직 활동을 접으면서 되레 실업률이 떨어졌다. 20대에선 취업과 구직단념이 함께 증가하는 ‘양극화‘를 보인다.

어수선한 지표를 두고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의 개입으로 ‘수요-공급’을 축으로 이뤄지는 전통적 시장의 흐름이 깨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고용 흐름이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해석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은 3.1%로 같은 달을 기준으로 2013년 이후 가장 낮았다. 실업률은 전 연령대에서 모두 감소했다. 지난달은 취업자도 1년 전보다 34만8000명 늘었다. 취업이 많이 되면서 실업률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혀 다른 모습의 숫자도 있다. 40대의 경우 지난달에 인구, 취업자, 실업자가 모두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그런데 능력이 있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는 7만명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2월(8만9000명) 이후 최고치다.

보통 각 연령대의 인구는 취업, 실업, 비경제활동인구에 나뉘어 분포한다. 취업·실업자가 줄어든 상태에서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구직 단념자’가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제조업과 자영업 침체로 실업자에도 머물지 못하고 비경제활동인구로 밀려난 사람이 증가한 것이다. 40대 실업자 감소가 좋은 징조는 아니라는 얘기다.

60세 이상의 실업률 감소에도 정부 정책의 ‘간섭효과’가 엿보인다. 60세 이상 연령대에선 점차 인구가 늘고 있다. 지난 7월까지 노인 일자리 사업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실업자는 증가하고,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쉬고 있던 노인들이 정부 일자리를 찾아 구직활동에 나서면서 취업하거나 실업자로 분류된 것이다.

그러나 8~9월에는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실업자는 줄고,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었다. 이달부터 노인 일자리 사업이 차츰 종료되는데, 이 때문에 구직활동을 접고 비경제활동인구로 돌아가는 고령층이 증가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대의 고용 움직임도 불규칙하다. 지난달 20대의 인구와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고, 실업자는 감소했다. 긍정적이다. 반면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5만6000명 늘었다. 경기가 좋아 취업이 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하는데, 두 지표가 어긋나게 움직인 것이다. 취업 증가는 숙박·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단기 일자리’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동시에 구직을 포기하는 이들도 증가하는 양극화가 나타났다.

고용시장의 명확하지 않은 흐름은 ‘개선 여부’ 판단을 어렵게 한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전체 실업률은 떨어졌는데, 그것을 뒷받침할 큰 긍정적 흐름을 찾기 어렵다. 취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같이 늘어나는 등 전통적 시장의 모습과 다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분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이 불규칙을 만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기는 부진한데 고용시장만 ‘회복세’인 점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용시장의 경기 민감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유경준 전 통계청장은 “노인 일자리 사업, 최저임금, 주52시간 시행 등 정부 정책이 많이 작용하면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비시장적인 요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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