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는 생각하기… 걸으며 신앙 성찰해요”

윤동주 문학관·부암정·삼애교회… 부암동 일대 ‘길 위의 순례’

예장통합 평북노회 노회원들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창의문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걷기(Walking)는 생각하기(Thinking)입니다. 서울 도성 안팎 골목길을 걸으며 신앙을 성찰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시간을 스스로 편집할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영성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옥성삼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겸임교수의 말에 중견 목회자와 사모 20여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평북노회 소속 서울장신대 동문들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교회(염희승 목사)에 모였다. 옥 교수의 안내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부암동 일대 ‘길 위의 순례’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시작은 자하문 밖 부암동교회다. 2층에 위치한 예배당 안에서 옥 교수의 설명이 이어졌다.

“왼쪽 벽면을 밀어보세요. 벽 전체가 열리고 인왕산이 펼쳐지지요. 이곳은 2년 전만 해도 멸치국숫집이었습니다. 지금은 이처럼 아름다운 교회로 변했습니다. 한 명의 휠체어 성도를 위해 장애인엘리베이터 설치공사를 했습니다. 성장이 목표가 아니고 위로와 치유와 평안을 주고자하는 작은 교회입니다.”

교회를 나선 일행이 창의문(彰義門) 곧 자하문(紫霞門)을 통과했다. 창의문은 한양도성 북서쪽에 있는데 노을이 구름에 번져 자줏빛으로 불타기에 자하문으로 불렸다. 윤동주문학관과 시인의 언덕을 오른 일행은 서울 성곽에 덧대어 건축된 삼애교회(이길상 목사)에 들어섰다. 옥 교수가 십자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서울 성곽에 붙어 있는 삼애교회 첨탑과 십자가.

“한국교회는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의 헌신 위에 세워졌습니다. 이곳 삼애교회가 그렇습니다. 2011년 국민일보 전정희 선임기자의 ‘아름다운 교회길’에서 보도했는데, 여성인 유앵손 서울 충현교회 집사(후일 목사 안수)가 자비를 들여 건축한 교회입니다. 삼애(三愛)는 하나님 사랑, 자연 사랑, 이웃 사랑을 의미했습니다. 맞은편 골짜기 너머로 ‘CCC’ 마크에 붉은 벽돌 건물이 보이지요. 유 집사님이 살던 곳인데 5000㎡ 대지를 한국대학생선교회를 위해 기부했습니다. 한국교회사는 믿음의 여성들 중심으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순례는 한국 첫 감리교인인 윤치호 선생이 선교사들을 초청해 피정하던 별장 부암정을 필두로 안평대군의 별장 무계정사, 흥선대원군의 별서인 석파정 등을 둘러본 후 세검정과 백사실계곡을 거쳐 CCC 김준곤목사기념관에 도착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평북노회 부노회장인 백인선 성남 고등제일교회 목사는 “목회로 바쁜 와중에 길 위의 순례를 할 수 있어 감사했다”면서 “교인들과 함께 다시 한번 걷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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