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의 명화 중에 ‘호메로스의 흉상을 보는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번쩍이는 목걸이를 걸고 멋진 옷을 입은 아리스토텔레스가 한없이 초라해 보이는 호메로스의 흉상을 부러운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그림입니다.

당시 대부분의 철학자가 가난했습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쓴 호메로스 역시 평생 가난 때문에 고생했습니다. 이에 반해 알렉산더 대왕의 스승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엄청난 부를 누렸습니다. 이런 아리스토텔레스가 부러움과 존경 가득한 눈빛으로 호메로스를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 그림은 렘브란트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림으로 큰돈을 벌었지만, 예술혼이 식어버린 현재의 렘브란트가 가난했지만, 예술혼을 불태우던 과거의 렘브란트를 바라보는 마음을 그림에 담아 표현한 것입니다.

찬바람이 부는 10월 이즈음이 되면 문득 설명하기 힘든 공허함이 밀려들어 마음이 서늘해지곤 합니다. 지금 손에 쥔 것을 얻기 위해 부지런히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았지만, 어쩌면 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눅 12:21)

오연택 목사(대구제일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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