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창설자이자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27일 시리아 이들립 북부 바리샤에서 미군에 쫓기던 중 사망했다. 알바그다디는 미 정예 특수부대가 은신처를 급습하자 달아나던 중 막다른 터널에 이르자 입고 있던 폭탄조끼를 터뜨려 폭사했다. 그의 사망은 몰락해 가는 IS의 마지막 숨통을 끊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IS는 미국 등 연합군의 격퇴작전에 밀려 지난 3월 마지막 근거지인 시리아 바구즈를 빼앗기면서 지하 테러조직으로 전환했는데 구심점 알바그다디 사망으로 세력이 급속히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과 함께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케일라 뮬러’로 명명된 이번 작전은 적의 지휘부를 무너뜨리고 저항의지를 꺾기 위해 최고지도자 등 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의 일종이다. 미국은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와 중앙정보국(CIA) 등의 정보력을 바탕으로 이 작전을 종종 수행해 왔다. 9·11테러의 배후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한 2011년 5월 ‘제로니모 작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미 해군 특수부대는 파키스탄의 한 저택에 은신해 있던 빈 라덴을 급습해 사살했다. 1989년 12월 파나마의 독재자이자 마약범죄자 마누엘 안토니오 노리에가 장군 체포 작전, 2003년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 체포 작전, 2011년 리비아 최고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 제거작전도 그 일종이다. 북한도 과거 남한을 상대로 실행에 옮긴 적이 있다. 1968년 1월 김신조 등 특수부대원 31명이 박정희 대통령을 노리고 청와대 인근까지 잠입했으나 군경과 교전 끝에 패퇴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참수작전을 수행할 특수부대의 존재가 부각된 적이 있다. 2017년 9월 국회 에서 당시 송영무 국방장관이 한반도 유사시 북한 지도부를 타격할 부대 창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부인했지만 그해 12월 육군 특수전사령부 산하에 창설된 특수임무여단이 사실상 참수부대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았다.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고도화하고 있어 대응책으로 참수작전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선제적인 참수작전은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다. ‘영화를 관람하는 것처럼’ 편안하게 지켜보는 것은 먼 나라의 얘기일 뿐이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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