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은 약한 자의 상징… 말씀 따라 돌보는 것은 사명”

‘세계난민선교 보고대회’ 참가한 난민·사역자 3인

파키스탄 출신 무슬림으로 독일에 난민신청을 한 라자 무하마드씨(왼쪽)가 독일에서 난민사역 중인 조영래 목사, 다니엘 브로시 검사와 함께 지난 22일 서울 동작구 ‘피난처’에서 난민사역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1. 무슬림이었다가 기독교로 개종한 파키스탄인 라자 무하마드(34)씨는 2012년 살해 위협을 피해 국경을 넘었다. 가진 것이라곤 몸에 걸친 옷가지와 슬리퍼, 약간의 돈이 전부였다. 여권도 없어 이란에서 2개월, 터키에서 3개월간 체포돼 있다 풀려났다. 유럽 대륙을 걷고 또 걸어 8개월 만에 독일에 도착했다. 기독교인으로서 새 삶을 살기 위해 난민 신청을 했지만 두 차례 퇴짜를 맞았다. 선교단체의 도움으로 지난해 3년짜리 임시비자를 받았지만, 신분은 여전히 불안하다.

#2. 지난해 9월 독일 작센주 켐니츠에선 반(反)난민 시위대가 도심을 행진했다. 켐니츠 지방법원의 현직 검사이자 난민 사역을 하는 다니엘 브로시 검사는 마음이 착잡했다. 독일에선 난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커지면서 교회까지 난민을 외면한 상황이었다.

#3. 기독교한국침례회에서 파송한 조영래 목사는 최근 버스에서 독일 청년에게서 “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협박을 받았다. 극우주의자에게 구타도 당했다. 그는 2000년 바이마르에서 한인교회를 개척한 뒤 2004년 지금의 켐니츠 다민족교회를 열었다. 금요일마다 무슬림을 위한 예배를 드려 난민 혐오 세력의 위협을 받고 있다.

무하마드와 브로시 검사, 조 목사를 지난 22일 서울 동작구 국제난민지원단체 ‘피난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들은 22~27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마련한 ‘세계난민선교동향 국내순회보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나 이슬람 석사학위를 받은 무하마드는 이슬람 지도자 이맘이 됐다. 코란을 모두 암기한 이에게 주는 하피스 칭호도 받았다. 2005년에는 그리스 아테네에 이슬람 선교사로 파송됐다. 그는 “생활비를 벌려고 루마니아인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의류 회사에 취업했다. 그들은 기독교인이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삶 속에서 기독교인의 모습을 드러냈다. 파키스탄에서 보고 배운 것과 달랐다. 무하마드는 “파키스탄에선 기독교인을 ‘돼지’라 불렀고 천민으로 취급했다”고 했다.

무하마드는 이슬람 지도자가 되기 위해 이슬람을 공부해 석사학위를 받았다(왼쪽 사진). 그러나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핍박을 받는 파키스탄 여성 아시아 비비(오른쪽)의 기사를 본 뒤 마음이 움직였고 기독교로 개종했다. 라자 무하마드, 한국순교자의소리 제공

무하마드는 파키스탄에서 들려온 뉴스에 읽고 있던 코란을 덮었다. 2009년 무슬림 이웃들은 기독교인인 아시아 비비가 이슬람 예언자를 모욕했다며 폭행했다. 비비는 신성 모독죄로 체포돼 사형을 선고받았다. 무하마드는 “나쁜 사람이 아닌데 왜 죽여야 하나 고민했다”며 “무엇보다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울림을 줬다”고 전했다. 그리고 하나님을 만났다.

“꿈을 꿨어요. 보석가게가 보였고 한 젊은 남성이 저기 안에 있는 것은 다 제 것이라 했어요. 보석을 챙기는데 누군가 ‘이맘 일어나’라며 불러 잠에서 깼어요.”

새벽 3시, 다시 잠들었다. 그는 “꿈은 이어졌고 그 젊은 남성이 이번엔 나에게 ‘라자, 교회 가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튿날 꿈 이야기를 들은 사장 부부의 제안으로 교회에 갔다. 예배당 안 십자가를 보는 순간 한 남성이 보였다. 무하마드는 “꿈에서 본 남자였다”며 “그를 보니 24년간 죄짓고 살았던 내가 하얗게 되는 느낌이었다”며 눈시울을 훔쳤다.

2010년 기독교로 개종한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 지하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그를 미행한 이웃들이 예배당을 급습해 무차별 폭행했지만, 하나님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에겐 ‘살해해도 좋다’며 현상금이 걸렸고 총기 공격도 받았다. 그렇게 고국을 떠났고 가족은 무하마드를 죽은 사람이라 여겨 장례식까지 치렀다. 무하마드는 현재 프랑크푸르트의 난민촌에 살며 선교의 삶을 살고 있다.

브로시 검사와 조 목사는 무하마드처럼 핍박받는 난민을 위해 교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로시 검사는 “난민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독일인은 무슬림 구원이 하나님의 강력한 명령임을 믿고 있다”며 “난민들을 독일로 보내신 건 하나님이 무슬림 난민 사역의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했다.

조 목사도 “난민으로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성경은 고아 과부 등 약한 자를 돌보라 했고 난민은 약한 자의 상징인데 이들을 반대하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무하마드는 한국교회의 난민사역에 고마움을 전했다. “난민을 받아 주신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핍박받는 자들을 사랑으로 대해 주세요. 전 세계 난민이 복음을 전하는 성도들이 되게 해 주세요.”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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