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유 부총리는 대입 정시 비중 확대와 관련해 지난 25일 “구체적인 상향 비율과 적용 시기를 11월 중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황홍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예고 없는 정시비중 확대 정책에 대학들이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평가와 재정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 비판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교협은 전국 4년제 대학 200개가 모인 협의체다.

황 사무총장은 28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정시 확대 정책에 대한 대학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을 받고 “대학들이 요즘 입을 다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교육부 대학구조조정 평가)과 대학혁신 지원사업(교육부 재정지원 평가) 등 정부 재정지원 무기가 너무 커서 대학들이 말을 못하고 있다. (정부에) 찍히면 큰일이니까”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정시 확대 정책의 타깃으로 삼은 서울 소재 대학들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동안 교육부도 고교 교육을 정상화한다는 명목으로 수능 위주 정시보다 학종 위주 수시를 늘리도록 유도해왔다. 대학 입장에선 최근 정부의 정시 확대 기조에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황 사무총장은 “대학 등록금이 장기간 동결되면서 정부의 재정지원에 대학들이 목을 매게 됐다. 대학의 독자성이라든지 사회문제를 제기하고 이런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못하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들도 연구비리나 입시 문제들이 많이 걸려 있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대학들이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이제 다들 자기(개별 대학) 살기 바쁘다”고 말했다.

그는 정시를 확대하더라도 서울의 일부 대학만 적용해야 하고 지방의 대학들은 현행 30%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방대까지 일률적으로 정시를 확대해서는 안된다. 다만 (서울 일부 대학만 정시 확대를 강제하는 건) 이른바 인(IN)서울 대학의 우위성을 사실상 정부가 인정하는 것이어서 모순”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2022학년도부터 정시를 확대하는 것은 4년 예고제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정부가 재정지원을 연계해 정시 확대를 사실상 강제할 경우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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