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영희씨가 파리 패션쇼에 선보였던 ‘바람의 옷’. 경운박물관 제공

가을을 맞아 전통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나란히 열리고 있다.

복식 위주의 전시를 해온 서울 강남구 경기여고 내 경운박물관은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1936~2018)씨의 1주기를 맞아 회고전 ‘현현(玄泫)’을 연다. 지난 5월 국립대구박물관에서의 대규모 전시가 한복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조망하는 것이라면 이번 전시는 한복 세계화의 전진 기지였던 파리 컬렉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씨는 한복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1993년부터 한국인 최초로 파리 프레타포르테에 참가하는 등 파리의 주요 패션쇼를 통해 한복의 미감을 세계에 알렸다.

장경수 관장은 “이영희 패션에선 소재, 염색, 형태 등 디자인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가 한복에서 왔다”면서 “전시를 통해 한복 특유의 미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한복 치마 그대로를 가져온 여밈, 겹쳐 입는 창작 방식이 주는 풍성함 등 서양의 옷과는 다른 한복만의 특성을 느낄 수 있다. 유족으로부터 한복 1000점을 기증받았다. 추후 기증 작품을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전시는 내년 2월 29일까지.

서울 강북구 박을복자수박물관에서는 2019년 가을 기획전으로 ‘사계 엄정윤 자수전’을 열고 있다. 엄정윤(93)씨는 이화여대 자수과 1회 졸업생으로 1956년 이대 의류직물과 전임강사를 거쳐 1992년 섬유예술과 교수로 정년퇴임하기까지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고, 국내외 다수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했다. 전통 자수를 현대적인 취향에 맞게 재창조해 자수로 풍경과 자연을 재현해왔다. 박을복자수박물관은 한국 근현대 자수의 가교 역할을 한 박을복(1915~2015)씨의 업적을 기려 2002년 개관했다. 11월 22일까지.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