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흥도 돈·조직이 있어야?… 주께선 예배자 마음 원하신다

최상일 목사의 ‘민족의 예배를 회복하라’ <7>

홀리위크 주요 5개 도시 대표자들이 지난해 초 충북 금산군 하늘물빛정원에서 천막기도회를 갖고 있다.

2017년, 나는 한 대형 청년집회 운영진으로 들어가게 됐다. 단 하루 집회를 위한 예산이 홀리위크 일주일 집회 예산의 거의 10배가 마련돼 있었다. 대형교회 20여개를 중심으로 교단 차원에서 동원 계획이 세워졌고, 모든 실무는 전문 공연기획사가 맡았다.

부족한 예산을 채우기 위해 그저 금식과 기도로 돌파해 온 홀리위크의 진행 방식과 비교할 때 부럽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집회를 도우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사람들을 만족시키고 행사를 흥행시키려는 방법들에 관한 이야기는 가득했지만, 정작 주님의 마음이나 애통, 금식에 관한 이야기, 치열한 기도와 헌신의 필요성은 희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모임 후 교회로 돌아오는 길 내내, 내가 달려온 방식이 너무 보잘것없고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다. ‘그래, 역시 힘이 있어야 한다. 돈과 조직, 그게 있어야 사람들이 모이고 부흥도 일어나지 않겠나.’

하지만 그날 저녁 갑자기 주님의 마음이 임했다. 힘들게 기도하면서 마음 졸여가면서 하는 대신, 돈과 조직만으로 쉽게 하는 것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잘못되었다는 회개기도였다. 그리고 아무리 사람들이 많이 모일지라도 주님을 기쁘시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이, 애통함과 금식 없이 화려함으로 행해지는 것에 대해 주님이 기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한 시간을 끊임없이 울었다. 그리고 주님의 음성이 마음속에 떠올랐다. “너는 나의 방식으로 예배를 세우라!” 하나님이 진정 원하시는 예배는 돈과 조직의 힘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기쁘시게 하고자 하는 예배자들의 마음으로 세워진다는 감동을 주셨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은 결코 크고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아버지의 사랑과 예수님의 순종이 조용히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이것이 주님이 하신 일이며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일이기도 하다. 성령이 감동하심으로 마음의 답답함이 뚫렸다. 평안함과 담대함이 밀려왔다.

이 해에는 부산과 대전에 이어 광주와 대구에서도 홀리위크가 열릴 수 있게 됐다. 광주에서는 오랫동안 학원복음화협의회를 섬기신 도림교회 김승원 목사님, 대구에서는 대구통일광장기도회 박순필 목사님과 수레바퀴선교회 김재호 목사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홀리위크 집회 준비차 대전에 내려갈 때 일이다. 홀리위크 시작부터 지금까지 청년의 때를 다 바쳐 섬기는 이상훈 간사가 있다. 그에게 홀리위크 대전 집회에 어떤 팀이 찬양 인도로 섬겼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황성은 목사님이 담임하시는 오메가교회가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나는 모르는 교회였기에 대전성시화운동본부 박명용 장로님께 말씀 강사와 예배팀 섭외를 부탁드렸다. 하지만 전화 통화 후 미안하다고 하셔서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수요일 저녁, 스태프들을 불러 모았다. 다음 날 한 교단 행사의 오프닝 예배에 참석하는데 그곳에서 꼭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게 해 달라는 기도가 갑자기 하고 싶어져서였다.

이 생소한 기도 제목을 놓고 함께 기도했다. 다음 날 행사는 지정석이 배치되어 있었다. 내 옆자리에는 나보다 후배로 보이는 목사님이 앉아 있었는데 한참을 이야기해보니, 몇 달 전 아버지께서 어느 교회 집회를 인도하고 오시더니 한번 꼭 만나보라고 하셨던 바로 그분이었다. 지금은 능곡감리교회에서 목회하는 오인석 목사님이다.

당시 수행했던 이상훈 간사는 지하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됐는데 식사 자리는 오게 해도 될 것 같아 불렀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훈 간사가 “목사님! 저기 보세요!”하는 게 아닌가. 같은 교단도 아닌데 우연히 초대돼 온 황성은 오메가교회 목사님을 알아본 것이다. 인터넷을 잘 하지 않는 나는 모르고 지나갔을 얼굴을 알아본 것이다. 그곳에서 인사하고 홀리위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며칠 후 전화가 왔다.

“목사님, 황성은 목사입니다. 기도하는 중에 홀리위크를 전적으로 섬기라는 감동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한국교회 청년 사역의 리더라 할 만한 황성은 목사님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대전 집회를 처음 시작할 때 많은 도움을 주신 충일교회 김낙문 목사님, 암 투병 중에도 가장 애쓰신 충남대 이기윤 교수님, 교수이자 목회자로 캠퍼스 사역을 하시는 오정수 교수님, 임국형 교수님과 더불어 황 목사님과 오메가교회는 홀리위크 대전 집회의 중심에서 섬겨오고 있다.

이제 서울 부산 광주 대전 대구에서,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예배를 준비하면서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10년 동안 휴가도 없이 살아왔는데 사역은 더욱 힘들었다. 그러다가 ‘카톡’ 대화명을 이렇게 적었다. “다 끝나고 수고 많았다고 해주시겠지. 그거면 충분해.” 정말 그 마음이었다. 주님의 위로와 인정, 그 하나를 기대하면서 견뎠다. 매년 두 형님이 힘에 지나게 지원해주시는데 이 카톡 대화명을 보고는 울컥하시고 또 후원금을 넣었다는 일화도 있다.

9월 24일 주일. 나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가족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었다. 열흘 후 10월 5일 추석날 수요예배 때 아버님은 “생명은 하나님께 속해 있습니다. 병이 사람의 생명을 데려가는 거로 착각하면 안 돼요. 하나님이 우리 영혼을 향해서 ‘오라!’ 그래야만 끝이 나는 겁니다”라고 설교하셨다. 우리 가족들은 모두 건강했다. 그러나 다음 날, 정말 생각지도 않은 일이 일어났다.

최상일 목사
정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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