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창신·숭인 지역 중 가장 높은 곳에 세워진 채석장 전망대에서 한 시민이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최근 복고풍 관광지로 유명해진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 지역. 버스로 언덕을 한참 오르자 벽돌 두 개가 맞물린 듯한 콘크리트 조형물이 나왔다. 고도 121.5m의 이 ‘채석장 전망대’ 꼭대기에 서자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동쪽 빽빽한 아파트·주택 숲 사이로는 전망대의 주인공인 채석장이 섬처럼 떠 있었다.

서울시는 전국 1호 도시재생선도지역 창신숭인의 변화상을 30일 공개했다. 창신숭인은 일제 강점기엔 채석장, 1950·60년대엔 6·25전쟁 피난민 밀집지역이었다. 80년대 봉제산업지를 거쳐 지금은 낙후된 도심이 된 곳이다.

2007년 ‘뉴타운 열풍’ 당시 아파트 건설을 계획했다. 하지만 주거 수요가 많지 않은 데다 부동산 불경기가 겹치자 주민들은 2013년 ‘뉴타운’ 대신 ‘도시재생’으로 마음을 돌렸다.

창신숭인은 ‘과거’가 깃든 곳에 집중했다. 이 지역 가장 높은 곳에 세운 채석장 전망대가 대표적이다. 채석장과 서울 시내를 두루 조망할 수 있게 했다. 창신숭인은 이곳이 남산과 더불어 서울의 대표 전망장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망대뿐만 아니라 채석장 터 자체도 정부 허가를 거쳐 개발할 방침이다.

80~90년대 패션산업의 발자취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음피움 봉제역사관. 서울시 제공

전망대 가는 길에서 만나는 봉제거리는 이미 시크릿가든·미생 등 유명 드라마 배경으로 나와 유명해진 복고풍 거리다. 동대문 패션상권의 배후지역인 이곳은 80~90년대 원단·재봉틀 등을 파는 상권이 형성됐다. 난개발된 당시 낡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80년대 이전의 역사도 있다. 3000평이 넘어 ‘동대문 밖 큰대문집’으로 불린 백남준 옛 집터 한쪽에 ‘백남준기념관’이 자리 잡았다. 백남준의 실제 작품은 없지만 그를 기린 비디오 예술 작품들이 들어섰다.

서울시는 창신숭인같은 도시재생 사업 27개를 추진하고 있다. 과거 산업화의 상징인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를 4차 산업혁명 요충지로 재정비하는 ‘다시·세운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서울시와 주민들의 제 1목표는 ‘원래 주민들을 계속 살게 하는 도시재생’이다. 창신숭인 봉제산업같은 산업지역과 채석장·백남준기념관 같은 문화적 장소를 보존하는 게 다음 목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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