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리처드 닉슨을 미국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낸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두 기자는 2년2개월 동안 은밀하지만 맹렬한 취재를 벌인다. 1972년 6월 조그만 사무실 침입 사건이 워터게이트라는 거대한 정치적 사건으로 확대된다.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오보도 생기고 기사가 잘못된 방향으로 꺾이기도 한다. 그때마다 방향을 알려준 비밀 제보자 ‘딥 스로트’가 연방수사국(FBI) 부국장 윌리엄 마크 펠트였다는 사실은 33년이 지난 2005년에야 밝혀진다. 조그만 오보라도 발생하면 대통령 자리에 병적으로 집착하던 냉혹한 권력자 닉슨과 백악관 참모들은 워싱턴포스트를 형편없는 신문, 쓰레기라고 대놓고 공격한다. 두 기자와 편집국이 끈질기게 실체적 진실을 향해 조금씩 나아갈 수 있게끔 버팀목 역할을 해 준 당시 편집국장 밴 브래들리는 백악관에 이렇게 반격한다. “우리는 역사의 엉성한 초고를 쓰는 것이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사실을 쓰는 것이 아니다.”

합리적 의심에서 출발한 초고들은 증명된 사실의 조각들이 합쳐지면서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들어갔다. 감추려는 자, 기사의 방향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자, 결과가 밝혀짐으로써 이익을 얻는 자, 기사로 상대방에게 타격을 주려는 자, 드러난 사실을 이해관계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는 자…. 거대한 사건의 취재 과정은 물밑에 이런 음습함이 얽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물밑에서 끌어올리려는 자가 있다.

법무부가 마련한 ‘형사사건 공개 금지에 관한 규정안’(법무부 훈령)에 ‘… 오보한 기자 등 언론 종사자에 대해서는 검찰청 출입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정부나 권력 입장에서 보면 맘에 들지 않는 기사투성이일 것이다. 아마 이게 오보 기준일 수도 있다. 조국 사태에서 많이 봤다. 언론망국론을, 언론 개혁을 주장하는 의견도 강력하다. 일정 부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오보로 인한 피해와 권력이 감추거나 속여서 발생하는 피해 중 어느 것이 클까. 오보는 곧 정보 시장에서 걸러진다. 권력이나 정부가 감추는 피해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민주주의 실현 이래 국민의 관점에서 더 나은 감시 제도가 있는가. 몇몇 긍정적 조치가 있는 새 기준안이지만, 뻔한 의도가 있을 터인 잡티 몇몇 개를 이 시기에 끼워넣는 놀라운 상상력의 기원은 뭘까. 지금 법무부 관련팀의 수준이거나, 어디서 꼭 집어넣으라고 했거나.

김명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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