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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기준금리 또 인하… 한은도 연내 추가로 내릴 여력 생겨

경기 둔화 우려에 선제 대응 차원… 섣불리 못 내린다는 시각도 있어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당초 시장에선 한은이 내년 초쯤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1일 기준금리를 또 내리면서 한은이 금리인하 카드를 앞당겨 꺼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29일 예정돼 있다.

한은은 미 연준의 결정과는 상관없이 완화적 통화 기조를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31일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것은 맞다. 하지만 기존 한은의 통화 정책 기조를 바꿀 만큼 아주 큰 영향을 줬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 연준이 보낸 향후 기준금리 동결 시그널(신호)을 마냥 무시할 순 없는 노릇이다. 기준금리 차이가 커지면 자본유출 위험이 증가하는 데다 ‘제로(0)’ 금리로 갈수록 통화정책의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기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한국도 연내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며 “부동산 가격만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이달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올해 3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자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한은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올해로 앞당길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16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내년 초에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존 전망과 달리하는 대목이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전망은 학계를 중심으로 힘을 얻고 있다. 경제 둔화 우려에 한은이 선제 대응 차원에서 금리 인하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논리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자본유출 우려가 옅어진 한은이 추가 인하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원·달러 환율만 안정되면 언제든지 금리 인하는 가능하다고 봤다.

반면 증권가는 미국이 향후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한은이 이를 쉽게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혜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한 번만 더 내려도 역대 최저 금리를 찍게 되고 금리 실효성 논란도 커지는 만큼 올해 섣불리 더 내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미 한은이 성장 둔화에 대응해 선제적 금리를 내린 셈”이라며 성장세 추가 악화가 확인되기까지 금리 인하는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2.00%에서 0.25% 포인트 내린 연 1.50~1.75%로 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를 강하게 유지하도록 돕고 약간의 ‘보험’을 제공하기 위해 조치를 취했다”며 금리 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지난 9월의 성명 중 “경기 확장을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가 이날 연준의 성명에선 “(기준금리)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겠다”는 문구로 교체됐다. 주요 외신은 이를 두고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하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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