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 아트 싸롱, 정동1928아트센터, 여주미술관….

미술 공간은 넘쳐난다. 생겨나고 또 없어지기도 한다. 여기 새로운 미술공간 세 곳이 탄생했다. 기존의 것과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다세대 아트 싸롱 전시 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문을 연 ‘다세대 아트 싸롱’은 이름 그대로 이태원의 비어있던 다세대 주택을 리모델링한 복합예술공간이다. 이면도로에 면해 있긴 하지만 위치가 기가 막히다. 반경 200m 안에 삼성미술관 리움, 현대카드 스토리지, 페이스갤러리, 대안공간 아마도 등 미술공간이 포진해 있어 시너지가 기대되는 곳이다.

건물주를 설득해 대안공간 루프 창립자이자 백남준아트센터장 출신의 서진석씨, 영화제작자인 스타제이엔터테인먼트 정영범 대표, 패션 사진작가 김용호씨 등 셋이 기획자로 의기투합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기획 단계부터 미술인·영화인·패션인이 뭉친 것이다.

입주 ‘점포’도 장르의 벽을 넘나든다. 지하 1층, 지상 5층의 건물인데, 지하는 전시장으로 쓰이고, 1층은 싸롱 문화의 산실을 자처하는 카페가 들어섰다. 나머지 층에는 갤러리 수 등 몇몇 갤러리와 도자기 공방 오차원, 대안공간 해밀턴한남, 미술품 투자회사 아트 앤 가이드, 루프 미디어센터가 입주했다. 특히 홍대 인근 대안공간 루프의 분관 격인 미디어센터는 미니 영화관처럼 꾸며져 눈길을 끈다. 음악 스튜디오와 디자인 공방도 있다. 꼭대기 층은 레지던시(작가들에게 무료 혹은 저렴하게 제공하는 작업공간)로 쓰인다.

지난달 24, 25일에는 지하 전시장에서 개관식을 겸해 한·일 작가 교류전 ‘50/50’이 열렸다. 김홍석, 이수경, 정연두, 마츠카게 히로유키, 오이와 오스카 등 50대 중반의 한국과 일본의 예술가 12명의 릴레이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퍼포먼스 흔적은 오는 24일까지 전시된다.

정 대표는 “21세기는 융합, 크로스오버의 시대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문화공간도 끼리끼리 문화에 갇혀 있었다”며 “다세대 아트 싸롱은 장르 간, 전문가와 비전문가 간 경계가 없는 미래형 복합문화공간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1928아트센터 외관

서울 정동에서는 대표적인 근대건축물인 옛 구세군중앙회관이 리모델링을 마치고 복합문화공간 성격의 ‘정동1928아트센터’로 거듭났다. 갤러리와 함께 카페, 베이커리, 꽃집, 대관 홀 등을 갖추고 있다. 이달 중순 공식 오픈에 앞서 갤러리가 먼저 지난달 초 개관전 ‘필의산수, 근대를 만나다’(12월 4일까지)로 인사를 했다.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부터 김환기 장욱진 이대원에 이르는 한국 문인화의 맥을 보여주는 전시다.

정동1928아트센터는 건축물이 주는 근대의 맛과 도심 속 호젓함을 누릴 수 있는 위치가 매력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날아가는 기분을 준다. 1928년 완공된 구세군중앙회관은 구세군이 사관 양성 및 선교·사회사업을 위한 본부로 건축했다. 벽돌조의 외관과 중앙 현관의 4개 기둥에는 서양의 신고전주의 양식이 잘 반영돼 있다. 1920년대 후반 서울의 10대 건축물에 뽑혔을 정도로 건축사적 의미가 깊다.

여주미술관 외관

경기도 여주 세종로에는 지역 내 첫 사립미술관인 여주미술관이 지난 5월 개관했다. 고려제약 창업자인 박해룡 회장이 설립했다. 미술관은 지상 1·2층의 ‘ㄷ’자형 구조로, ㄷ자의 양 날개가 주 전시공간이다. 공립미술관이 전무한 여주의 유일한 미술관이기도 하다.

최근 미술기획자 김성호씨를 관장으로 영입하고 수준급 기획전을 통해 ‘문화 여주’를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김 관장의 첫 기획전인 ‘Happy! 여주 판타지’전이 4일 오픈한다. 대중친화적인 전시로 내년 1월 말까지 찾아간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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