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 조문을 하면서 문 대통령과 주고받은 말이 계기가 됐다.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이 많이 아프신데 배려를 좀 해 달라”고 하자 문 대통령이 “그렇지 않아도 제가 계속 배려하고 있다. 병원에도 보내드리고 책상 놔드리고, 제가 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홍 대표가 “그래도 잘 좀 봐 달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미소로 답했다는 것이 홍 대표의 전언이다. 사면 얘기가 직접 오간 것은 아니지만 두 사람이 사면 문제를 염두에 두고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사실 박 전 대통령 사면은 구체적인 시기가 문제일 뿐 언젠가는 하게 돼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언론 인터뷰에서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사면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새누리당 공천개입 사건은 형이 확정됐지만 국정농단 사건은 파기환송돼 재판부 배당을 앞두고 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은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다. 재판이 모두 마무리 되려면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사실상 석방된 것으로 봐야 한다. 지난 9월 중순 어깨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인데, 퇴원하더라도 다시 서울구치소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자택과 병원으로 주거와 외출을 제한하는 수준의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 확정 판결을 받고 그 뒤에 사면을 받는 수순이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 사면 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도 검토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 349일 만에 지난 3월 보석으로 석방돼 재판을 받고 있다.

물론 사면을 하면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국민 통합 차원에서 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보다 결코 죄가 가볍다고 할 수 없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이 확정돼 수감됐지만 1997년 말 구속 2년 만에 특별사면됐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 사이의 교감으로 이뤄진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구속돼 2년반 동안 구치소 생활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을 총선 전에 사면하면 우리공화당 같은 친박근혜 신당에 힘이 실릴 것이란 얘기가 있다. 총선을 앞두고 야권이 분열되면 여당이 더 유리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 계산보다 국민 통합이 더 중요해 보인다.

신종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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