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에서 하는 정리 수납 강좌를 들었다. 수강생은 대부분 여성이었지만 사오십대 남성이 두 명 있었고 칠십대 노신사도 있었다. 첫 수업 날 번갈아가며 자기소개를 하고 이 수업을 신청한 이유를 말했다. 대부분은 어려서부터 정리를 잘 못해서 수업을 들으러 왔다고 했고 수납 전문가 자격증을 따서 수납 전문가로 활동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노신사의 말이 인상에 남았다. 그는 아내를 돕고 싶은데 어떻게 청소를 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배우기 위해 왔다고 했다. 그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청소를 해본 적이 없다고 솔직히 시인했다. 그의 아내는 뇌졸중으로 입원했고 곧 퇴원하는데 아내에게 깨끗이 정리한 집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또한 앞으로는 자신이 청소를 전담해야 할 테니 진지하게 정리 정돈에 대해 배워보고 싶다고 했다.

첫 번째 수업에서 선생님은 과제를 내주었는데 집에 가서 정리되지 않은 상태의 집을 찍어오라고 했다. 노신사가 찍어온 집의 모습은 심각했다. 오래도록 청소를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이후로 선생님은 정리하기를 과제로 내줬다. 어떤 날은 신발장을, 어떤 날은 부엌 찬장을 정리한 다음 정리 전과 후의 사진을 찍어서 오라고 했다. 노신사는 그 학기 최고의 모범생이었다. 건성으로 숙제를 하는 나 같은 학생이 창피할 정도로 그는 수업에서 배운 정리 정돈, 수납 방법을 적용해 청소를 한 다음 사진을 찍어왔다. 학생들은 그가 찍어온 사진을 들여다보며 감탄을 했다. 그의 집은 호텔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깔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선생님은 집의 정리 상태는 마음의 상태라면서 집이 지저분하다면 마음이 복잡하지 않은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 말에 나도 한동안 집 청소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열흘도 되기 전에 집은 다시 지저분해지기 시작했고 선생님이 말한 ‘정리한 그대로의 상태’로 늘 유지하는 것은 힘들었다. 마지막 날, 노신사는 웬일로 숙제를 하지 못했다고 했다. 아내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져 정리할 마음이 나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그가 찍어온 사진을 들여다봤다. 그의 집은 들짐승의 습격이라도 받은 듯이 어질러져 있었다.

김의경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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