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9일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무당층 또는 스윙보터(swing voter)로 분류되는 ‘중도층의 변심’에 직면했다. 문 대통령은 41.1%의 대선 득표율에도 임기 초반 지지율은 80% 안팎까지 고공비행했다. 중도층의 전폭적인 지지 덕이었다. 하지만 남북 관계 경색과 경제 문제로 서서히 이탈하기 시작한 이들은 ‘조국 사태’에서 문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 전문가들은 3일 문 대통령이 중도층 지지 회복을 위한 키워드로 경제·민생, 통합과 포용, 변화와 성과 등을 제안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일 발표한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서 중도층의 평가는 아주 차가웠다.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2%에 그친 반면, ‘잘 못하고 있다’는 62%로 조사됐다. 30%대 후반까지 추락했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40% 중반대로 반등했다. 하지만 이탈한 중도층은 여전히 문 대통령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있다.

임기 초와 비교하면 중도층 이탈은 확연히 드러난다. 문 대통령의 취임 첫 직무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84%, ‘잘 못하고 있다’가 7%였다.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밝힌 중도층 역시 ‘잘하고 있다’가 63%였던 반면, ‘잘 못하고 있다’는 13%에 그쳤다.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진보 성향 지지층의 압도적 지지와 함께 중도층의 응원이 배경이었다. 이런 추세는 취임 1주년 직무 평가 때도 이어졌다.

하지만 조 전 장관 사태는 중도층의 마음을 돌리게 했다. 조 전 장관 사퇴 직후인 지난달 셋째 주 직무 평가에서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19%에 그친 반면, ‘잘 못하고 있다’는 60%에 달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인 한국에서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레임덕’은 필연이었다. 레임덕을 늦출 수 있는 것은 결국 국민 다수의 지지이고, 이를 위해선 중도층까지 설득할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한 것이다.

중도층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핵심은 경제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는 “중도층은 경제 분야에서 앞으로도 개선될 게 없다는 판단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며 “체감과 다른 경제지표를 내밀거나 대외 여건 탓만 하면 국민은 ‘정부가 핑계를 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에 잡히는 성과도 필요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중도층은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요구한다. 민생과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적폐청산에만 매몰되거나 야당과 싸우기만 하면 협치가 불가능하고 성과도 낼 수 없다”고 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도 “소득주도성장 등 기존 정책을 고집할 게 아니라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며 “검찰 개혁이 사회 개혁의 모든 것인 양 밀어붙이는 것도 중도층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당 내 차기 주자 부각 등 역동성과 변화를 수용해 중도층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중도층의 정권 심판 욕구를 당청의 쇄신으로 상쇄시켜야 한다”며 “포스트 조국 국면에서 주류와 다른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차기 주자가 중심이 된 원심력을 점차 인정하고, 대통령 중심인 구심력과 조화시킬 때 국정 운영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했다.

임성수 신재희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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