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탐술로신’을 장기간 복용해도 치매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국내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17년 미국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에 ‘탐술로신이 전립선비대증 환자에서 치매를 유발하는 위험인자’라고 밝힌 내용을 뒤집은 것이다. 이 연구 결과로 인해 그간 국내에서 같은 약물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물론 의료진 사이에도 혼란이 빚어졌다.

배재현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는 4일 “미국 연구의 경우 미(美)노인의료보험 데이터를 근거로 했으며 추적 관찰기간이 평균 19개월로 비교적 짧아 재확인이 필요했다”면서 국내 임상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배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1~2017년 전립선비대증 진단 환자 15만6767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평균 4.2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탐술로신을 포함해 국내에서 시판 중인 ‘알파 수용체 차단제’ 4종의 복용과 치매 발생률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알파 차단제를 먹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에서도 치매 발생의 유의미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전립선비대증은 남성만이 갖고 있는 전립선이 점점 커져 오줌이 나오는 길을 막는 질환이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유병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치료는 요도의 압력과 긴장을 줄여 오줌길을 터 주는 ‘알파 차단제’와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약물(안드로겐 억제제)이 있다. 알파 차단제가 1차 치료제로 흔히 처방되는데, 4종(테라조신, 탐술로신, 독사조신, 알푸조신)이 국내 허가돼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알파 차단제 복용자는 약 320만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탐술로신이 28% 정도를 차지한다.

배 교수는 “국내 환자 데이터를 이용해 탐술로신을 포함한 알파 차단제가 치매를 유발하지 않음을 보고해 전립선비대증 약을 먹고 있는 환자의 걱정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Journal of 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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