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외양과 직설적인 화법으로 2030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EBS1 ‘자이언트 펭TV’의 캐릭터 펭수(사진 오른쪽). 프로그램을 이끄는 이슬예나(사진 왼쪽) PD는 “펭수가 재미뿐 아니라 위로를 주는 캐릭터로 오래오래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EBS 제공

이야기에 앞서 이 슈퍼스타의 최근 행보부터 훑어보자. 약 반년 만에 유튜브 구독자 35만명을 넘겼다. 입소문을 타면서 ‘마이 리틀 텔레비전V2’(MBC) 등 인기 예능을 줄줄이 섭렵하더니 이젠 시민들 메신저 프로필 사진 자리까지 꿰차는 중이다. 최측근 관계자는 “바빠서 힘들지만, 팬들 만나는 게 행복이라고 하더라. 체력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그의 소식을 전했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에 능청스러움까지 뽐내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펭수. 사람이 아니다. 올 초 EBS가 ‘자이언트 펭TV’(EBS1·이하 펭TV)와 동명 유튜브 채널에서 선보인 키 210㎝의 장신 펭귄 캐릭터다. 선배 뽀로로의 아성을 넘어 BTS 같은 세계적 스타가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남극에서 헤엄쳐 왔다. 랩, 춤은 물론 신조어에도 능통한 펭귄이다. 이름은 ‘남극 펭씨’에 ‘빼어날 수’를 쓴다.

사연마저 발랄한 펭수가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교육방송 캐릭터인데 성인들에게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면서 ‘2030의 뽀로로’로 불리고 있다. 펭TV 이슬예나 PD는 최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펭수의 자유분방한 행동과 당돌한 발언, 수평적 마인드가 사랑받는 이유인 것 같다”고 했다.

실제 펭수는 거침이 없다. 연습생이면서 EBS 김명중 사장 이름 석 자를 시도 때도 없이 말한다거나 “잘리면 KBS에 가겠다”고 으름장 놓는 식이다. 대선배 캐릭터 뚝딱이 앞에서도 움츠러들지 않는다. 뚝딱이가 “나 때는 말이야~”라며 운을 떼면 짧은 팔로 기를 써 귀를 막는다. 귀여운 외모와 상반된 특유의 당당함이 묘한 웃음을 주는데, 사회 초년생들의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주는 맛이 있다.

“묻고 더블로 가!”라는 대사로 최근 신드롬을 일으켰던 영화 ‘타짜’(2006)의 곽철용 캐릭터처럼 펭수도 숱하게 패러디되며 하나의 놀이문화가 되고 있다. 이 PD는 “펭수 생일(8월 8일)도 방송을 통해 만들어졌다”며 “SNS 소통도 활발히 하면서 시청자와 세계관을 함께 만들다 보니 더 많은 애정을 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펭수의 정체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배우, 희극인, 유튜버 등 그의 진짜 모습을 가늠하는 여러 기사에 펭수는 “나는 그저 펭수일 뿐”이라며 서운해 했다고 한다. 제작진의 바람은 펭수가 아이들과 동등한 선에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오랜 친구가 되는 것. 펭수를 보면 이보다 알맞은 펭귄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펭수는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비범한 교육관을 이렇게 전했다.

“아! 교육을 뭐라고 생각해 본 적 없쩌요. 삶은 가르쳐 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살면서 배우는 거예요! 여러분은 사람이니깐 인생, 저는 펭귄이니깐 ‘펭생’!”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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