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풀뿌리’ 작은 교회가 세워지지 못하면 공멸한다

김두현 목사의 이것이 목회 본질이다 <3>

김두현 21C목회연구소장이 2014년 12월 전주대학교에서 개최된 목회계획 콘퍼런스에서 사도행전적 교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회는 저절로 세워지지 않는다. 교회다운 교회를 세우려면 성경을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하며, 한국교회가 처한 현 상황을 영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적인 교회 흐름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세계 교회를 이끄는 주류 교회, 중심 교회, 모델 교회의 흐름과 사역 방향성을 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교회의 세계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지역적인 교회 안에 갇혀 있으면서 더 나은 교회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세계 교회는 고사하고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 상황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단순히 유럽교회나 미국교회처럼 쇠퇴하고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이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서구교회가 구축해놓은 교회 생태계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 생태계란 교회의 잠재력, 가능성, 활성도를 말한다. 만일 교회 생태계가 비정상적이거나 파괴되면 전체 교회가 타격을 받는다. 예를 들어 작은 교회들이 극도로 어려움을 겪게 되면 대형 교회들도 똑같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작은 교회들이 많이 세워지는 환경이 조성되면 대형 교회도 자연히 성장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교회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작은 교회든 큰 교회든 모든 교회 생태계가 선순환이 아닌 악순환을 거치는 상황에 있다.

작은 교회는 생태계의 근원지다. 그동안 작은 교회 때문에 큰 교회들이 혜택을 받아왔다. 농어촌이든 도시든 작은 교회에서 어렵게 한 사람을 전도해 몇 년 양육 시켜놓으면 이런저런 상황 가운데 큰 교회로 이동을 했다. 그나마 교회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때는 작은 교회가 다시 힘을 내어 전도하면 새로운 사람들이 그 자리를 채워줬다. 그러나 오늘날 환경은 그렇지 않다.

21C목회연구소 사역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핵심 가치는 작은 교회가 뿌리내리고 성장하는 교회 생태계 회복과 공급이었다. 교회 생태계가 구축해야 한국교회가 살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므로 목회연구소가 존재하는 이유는 작은 교회들이 많이 세워지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경기도 광주 연구소에서 매주 월, 화, 목요일 클래스에 참석하는 목사님의 50% 이상이 작은 교회, 개척 교회, 미자립 교회 목회자다. 나는 그분들에게 최선을 다해 교회를 세울 수 있는 용기와 확신과 사명을 불어넣는 데 열정을 쏟고 지원한다. 실제로 많은 목사님이 다시 교회를 세우겠다는 다짐과 함께 회복되는 모습을 경험하고 있다.

연구소의 기도 제목은 작은 교회 생태계를 살려내는 것이다. 날마다 작은 교회가 지역과 도시에 더 많이 세워지는 것이 대형 교회 몇 교회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은 척박하기까지 하다. 작은 교회, 개척 교회, 미자립 교회의 생존이 위기에 몰려있다. 작은 교회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5년 전에 비해 21C목회연구소를 찾는 작은 교회 목사님들의 수가 반 토막으로 줄어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만큼 목회 현장에서 전의를 상실해 희망을 찾으려는 시도조차 못 하고 있다는 말일 수 있다. 이대로 가면 2025년 이후 한국교회는 공멸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어떻게 해야 한국교회 생태계를 살려낼 수 있을까. 첫째, 개교회주의를 버려야 한다. 한국교회는 어느 교회이든 교파와 교단에 가입돼 있지만 실제적으로 교회 구조는 개교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가 협력하지 않으면 총회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각 교단이 작은 교회를 세우고 개척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이유는 재원 부족 때문이다. 개교회들도 처치플랜팅(church planting) 의식이 부족하므로 1년에 단 한 교회도 개척하지 않는 중대형 교회들이 대부분이다. 이제는 개교회주의를 탈피하고 새 교회를 세우는 일에서 본질적 사명을 찾아야 한다. 원래 교회는 또 다른 교회를 세울 사명이 있다. 그게 진짜 교회다.

둘째, 작은 교회, 개척 교회, 미자립 교회를 살려내야 한다. 자립 교회 이상의 교회는 자교회 운영 예산을 대폭 줄여야 한다. 대신 상생과 섬김의 정신으로, 교회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각오로 작은 교회 지원정책에 앞장서야 한다. 당장 실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한국교회가 처한 상황에서 더 이상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 지금은 무조건 작은 교회를 도울 때다. 내 교회 우선의 성도 의식도 과감히 바뀌어야 한다. 교파와 교단을 초월해 우리 주변에 있는 작은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돌보고 나누고 베풀어야 한다. 그것이 곧 우리 교회를, 한국교회를 세우는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셋째, 모든 교회가 하나 되고 연합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불신, 갈등, 분열, 경쟁, 경계의 틀을 깨뜨려야 한다. 나는 죽고 교회가 살아야 한다. 교회가 없는 세상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 반기독교 정서를 유포시키며 교회를 삼키기 위하여 온갖 공격을 하는 세력들을 막아내고 다시 교회 세대(church generation)를 세워야 한다. 그것은 오직 모든 교회의 연결과 연합에 있다.

이제는 예수 안에서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너나없이 하나가 돼야 한다. 작은 교회 개척이 곧 한국교회 생태계를 살리는 유일한 길(마 16:18)이다. 작은 교회들이여, 용기를 내자.

김두현 목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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